처음 학부명된 마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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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우리애가 언제 자라서 국민학교에 들어갈까 하는 생각을 엊그제 한것 같은뎨 3월을 맞으면서 난 학부형이 됐다. 10여년이란 세월이 흐르면서 큰아들 녀석이 국민학교에 입학하는 그 이유 하나만으로드 마음이 뿌듯하다다.
내 친구들에 비하면 늦은감이 없진 않지만 처음으로 맞는 아들의 입학이기에 괜히 나도 모르게 가슴이 두근거리고, 마냥 어린애 같았던 아들 녀석이 자라서 대견스럽기도 하고, 아뭏든 모든 기쁨이 뭉친 것같은 벅찬 감정에 젖어들었다.
유독 나만이 갖는 감정은 결코 아닐테고, 새롭게 학부형이 되는 모든 엄마들의 마음도 예외는 아니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얼마전 휘학 통지서를 받던 날 아빠에게 『기분이 어때요?』 하고 물었더니 아빠 역시 대견스럽다고.
다만 곧게 건강하게 성장해 주길 바라는 아빠 엄마의 바람을 결코 저버리지 않길 빌뿐이다.
어제는 입학하기도 전에 고모와 삼촌이 선물로 사준 책가방과 옷을 입어보고 여간 좋아하지 않는다.
하루에도 수십번 등에 매어보고, 또 심지어는 등에 메고잠까지 자는등 즐거워서 어쩔줄 모른다.
그런 모습을 볼때 나역시 어렸을때 새가방과 새옷을 사주면 빨리 학교에 가고 싶어서 잠못자며 좋아하던 그날이 어제일같이 기억되건만, 그때에 지녔던 감정을 그대로 답습하는 아들 녀석에게서 새삼스레 세월의 흐름을 읽게되는 것같다.
모든 일에는 시작이 중요하듯이 이제 걸음마를 시작하는 갓난아기처럼 조심스럽게 한발 두발 내디디면서 좀더 른튼하게 성을 쌓아갈수 있도록 엄마된 나도 항상 노력하면서 흐트러지지 않는 학부형의 자세로 임하고 싶다.
그리고 티없는 무한한 마음으로 아들의 입학을 축하하고 싶다.<서울동작동신대방동366의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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