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프로 "성의없고 무책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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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쇼프로들이 성의없이 제작되는 느낌을 준다.
지난19일 KBS 제1TV의 『100분쇼』와 MBC-TV의 『쇼2000』, 그리고 20일의 『쇼쇼쇼』 와 『일요일밤의 대행진』에서 그 보기를 든다.
첫째로 안이한 구성이다.
버라이어티쇼다운건 『일요일밤 』뿐이라는게 불만이었지만 『l00분쇼』에서 김세레나는 무려9곡, 문주란은 3곡씩, 『쇼2000』에서 토끼소녀는 8분동안 4곡을, 『쇼쇼쇼』에서 하춘하는 6곡, 『일요일밤 』은 모두 10곡중 들고양이들과 현미가 7곡을 접속하여 불렀다.
1시간짜리 대형 프로를 8면안팎의 가수로 꾸민것이나 MC의 멘트도 생략하고 앙코르도없는데 연창시킨 꾸밈은 고식적이란말을들어쌀것이다.
쇼프로의 MC는 가수나 곡명만 소개하면 된다지만 무드를 살리고 시청흥미를 돋을 매너는 필요하다.
그런데도 MC가 마이크앞에 나온건 어느프로나 4차례뿐이면서 『100분쇼』에서는 가수의 소개를 뒤에서 미리 쓴 글을 읽어내렸으며 그나마 다른 프로들은 자막만으로 가수와 곡명을 소개하는 식이었다.
게다가 여자MC들은 『쇼쇼쇼』말고는 서툴거나 호흡이 안맞아 어시스턴스의 역할을 해내지 못한 느낌이 컸다.
TV가 음악적 매체가 못된다는 사정은 영상의 연출에 버금갈 소리의 연출에 성공을 거두어 이론바 백 픽처의 기능을 확대해가는 추세에 있다.
쇼프로의 보편스런 영상, 곧 출연자 얼굴중심의 화면구성에서 벗어나려는 노력이 『쇼2000』등에서 엿보였지만 그러나 『강가의언덕』 에 곁들인 화면은 낙엽진 언덕에서 이별을 슬퍼하는 노래말과 동떨어진 강물을 배경삼은 흔한 영상표현이었고, 『일요일밤 』의 『노들강변』의 야회영상역시 탐탁스런게 못됐던것같다.
흔히 쇼프로가 저속프로의 대명사처럼 인식되는건 출연자의 볼상사나운 몸짓과 노출탓이다.
TV쇼가 밤무대와 달라야 한다는건 무대가 마루쯤으로 여사환경시되고 온 가족이 함께 시청하는데 거북스러움을 주지말아야 된다는데 있다.
그런데 『쇼2000』에서 이를테면 「사랑의 낙원』을 부를때의 안무자들은 노출이심해 흡사 토인행색이었고 그룹 코인즈라는 남자무용수들은 런닝셔츠차림이어서 춤출때 겨드랑이털이 보일정도의 혐오스런 분장이었다.
또 쇼프로에서 연예계정보등을 다루는건 좋지만 특정프로를 선전하거나 사생활을 편벽스럽게 노출시키는데 굴절되어서도 곤란하다.
『일요일밤 』에서 신설될 프로를 소개할 목적으로 그배역들을 출연시켜 아마추어식 노래를 부르게한 것은 본격쇼프로의 체통을 깎은 꼴이됐고 지명인의 사생활문제의 취급도 신중해야 될성싶다.
컬러화면만을 의식한 색조도 70%나 되는 흑백화면의 입장에서는 문제다.
보라빛·푸른빚깔등의 전식이나 오린지색의 무드색이 모두 회색빛이어서 단조로울뿐 아니라 화면을 어둡게 한다는 심각성을 고려해야할것같다.
TV오락의 큰기둥인 쇼프로는 필요한것이고 실사 현란스런 무대나 옷차림이 거슬린다하더라도 쇼프로라는 생리에서보면 너그럽게봐야 될것이다.
거센 질타도 재고돼야하겠지만 그렇다고 재미있게 꾸며야할 이들 프로들이 형식치레로 흘러서도 클일이다.
자신에 잔 성의있는 제작을 고객한다.
신규호<방송평논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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