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3 현대미술 초대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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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국전출신작가들의 대거 보이코트속에 진행된 83현대미술초대전이 열리고있는 국립현대미술관서관. 과거 국전만큼의 열풍은 없지만 작품을 대하는 관객들의 표정은 사뭇 진지하다.
오는 30일까지 계속되는 이번 초대전은 회화부문만을 초대, 한국화56명, 양화1백57명 등 총2백13명의 작가가 출품했다.
1층 3개방은 한국화가, 그리고 나머지 l개방과 2층은 양화가 각각자리하고있다.
전시실에 들어서면 박항환씨의 한국화『수간』이 관람객을 영접한다. 세련된 기법을 보여주는 전통산수화의 안정감과 함께 최근 돌풍을 일으키고있는 수묵화작품들이 신선감을 던져주는데, 강변의 흩날리는 갈대밭을 표현한 송수남씨의 『바람결』은 대담한 터치와 구도로 인상적이다.
한국화비구상작품중엔 종이대신 고목등걸을 이용한 실험작품도 선을 보이고있어 이색적. 안상철씨가 내놓은 『영-83』이 바로 그것이다.
양화에서도 종래 보수국전에서 찾아보기 어려운 수채화·판화·드로잉 작품들이 심심찮게 눈에 띄어 다양한 면모를 보여주는데 강연균씨의 『해동』, 신지식씨의 『에칭82-F』 등은 주목을 끈다.
이번 초대전은 국전출신중 견급작가가 상당수 출품하지 않아서인지 아카데미즘의 성향이 축소되고 대신 현대미술이 강세를 보이고있어 기왕의 국전초대전과는 좋은대조를 보인다. 아카데미즘에서 탈피, 다양한 면모를 보여준 것은 화단의 균형있는 발전을 위해 바람직한 것으로 평가되기도 하지만 과연 출품작이 모두 고른 수준을 갖추었느냐는데는 의문의 여지가있다.
명실상부한 한국화단의 정수를 보여줄 수 있는 전시회로 발돋움해 나갈 수 있는 보완책이 마련되길 기대해본다. <홍은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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