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회 시협상 수상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0면

한국시인협회제정 제15회「시협상」수상자로 강우식. 오세영씨가 선정됐다. 수상작품은 각각『파도조』와『가장 어두운 날 저녁에』. 국내문학상중 유일하게 상금없이 메달만 수여하면서 전통을 쌓아온 상이다.

<『파도조』의 강우식씨>
우리시의 기본은 사행시서 찾아야
강우식씨는 데뷔때부터 지금까지 3백여편의 시를 쓰면서「사행시」를 고수해온 특이한 시인이다.
『신라향가·고려가사등 우리시의 기본은 사행시에서 찾아진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사행시는 또 세계적으로도 많이 있는 정형시의 유형입니다』. 사행시란 시를 살리기 위해서는 고도의 압축, 상상력과 상징이 필요하게된다. 시란 결국 언어의 압축이라 한다면 강씨는 이 일에 어느 누구보다도 노력했으리라 짐작된다.
강씨는 또 지금까지 대부분의 시를 성을 소재로 하며 썼다는 점에서도 주목되고있다.『인간이 가진 가장 본질적인 것은 과학문명이 발전해도 변하지 않습니다.
성이 가지고있는 생명의 원동력은 소중한 것입니다. 그것은 문명의 시대에 자연이 무엇인가를 알려주며 자연과의 교감이 생겨나게 합니다.』]문학, 특히 소설에서 성이 퇴폐적으로 나타나는 경향이 있다면서 성의 싱싱한 건강성의 회복이 이루어져야한다고 강조한다.「사행시초』·『꽃을 꺽기 시작하면서』등 시집이 있다.

<『가장 어두운…』의 오세영씨>
"인간내부의 순수함 보여주고 싶어"
「생애의 형광을 잔치하는/순간에/바싹/깨지는 그릇/인간은 한번/죽는다.」
흙으로 빚어진 그릇은 기능적인 사물이 되어버렸다. 흙의 본질은 흙인데, 그릇이 됨으로 해서 본래의 모습은 감추어진다.
인간도 마찬가지다. 인간도 사회속에서 기능적이 되었으며 본래의 모습을 찾지못하고 일상적·도구적·물질화한 삶을 살아간다. 오세영씨의 시는 이러한 상태에서 인간은 벗어나야 한다는 경종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사물이나 인간의 내부에 있는 순수한 것을 찾아내 보여주고 싶은 것이 제가 시를 쓰는 원천적 동기가 되어주고 있읍니다』오씨는 본래적인 인간의 모습을 찾기위해 그의 시에서 무와 영원성등을 이야기하고있다.
『그러나 영원성의 탐구만이 시의 전부는 아닐 것입니다. 현실적인 것, 시대적인 것도 중요하지요. 우리가 바라는 진정한 의미의 영원이란 현실을 초월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현실이 거기에 내포된 영원성이어야 합니다』

<임재걸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