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자 합의, 그 후 20년] 미, 중국에 다시 환율압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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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7면

중국 위안(元)화 절상을 둘러싼 미국과 중국 간의 '환율 전쟁'이 재발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7월21일 중국의 전격적인 위안화 절상 조치 이후에도 중국의 대미 수출이 급증하는 등 위안화 절상 효과가 미미한 것으로 드러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미국은 존 스노 재무 장관(사진위) 등 행정부 뿐아니라 의회까지 나서 대대적인 공세를 준비하고 있다.

이와 관련, 아시안 월스트리트저널은 최근 미국이 중국을 향해 위안화 절상 압력을 재개했다고 보도했다.

미국 재무부의 팀 애덤스 국제문제담당 차관은 최근 위안화의 추가 절상을 겨냥해 "중국을 주시하고 있다"고 말하며 압박했다.

중국 인민은행의 위안화 2.1% 절상 조치로 사실상 '정전'에 들어갔던 '환율 전쟁'의 불씨가 되살아 나고 있다.

위안화 절상 조치 이후 두달이 지난 최근까지 위안화는 달러 당 8.28위안에서 8.09위안으로 절상되는데 그쳤다.

이는 환율 조정을 통해 대중 무역수지 적자를 해소해보려는 미국 측의 기대에 못미치는 것이다. 실제로 위안화 절상에도 불구하고 중국의 대미 수출은 7월에 213억달러에 달했다. 캐나다를 제치고 대미 수출 1위로 올라선 것이다.

8월에도 중국의 수출은 계속 늘었다. 중국의 8월 전체 수출은 전년 동기 보다 32.1% 증가한 678억달러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후진타오(胡錦濤.사진(右))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 13일(현지시간) 뉴욕에서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을 만나 "무역불균형을 점진적으로 시정해나가겠다"며 추가 절상의 예봉을 피하려 애썼다.

그러나 이틀 뒤 인민은행 이강 부총재는 "위안화의 추가 절상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존 스노 미 재무 장관은 23~24일 워싱턴에서 열리는 선진 7개국(G7) 재무장관과 중앙은행총재 회의에 중국 재정부 장관과 인민은행 총재를 초청했다. 26일 열리는 중국산 섬유 쿼터를 둘러싼 미.중 협상에서도 위안화 추가 절상 논의가 있을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장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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