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정주씨·도예가 김수경씨| 롯데미술관서「도예시화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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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이조백자의 그 청정한 살결을 범하는 것 같아 외람된 느낌이 들기도 하지만…』
9일∼14일까지 롯데미술관(쇼핑센터7층)에서 도예가 김수경씨(서울대치대교수)와 함께 도예시화전(사진)을 갖는 미당 서정주씨는 자신의 50년 가까운 시작세계를 백자에 담아보는 일이 마음흡족한 듯하다.
『고요하고 조촐한 때마다 우리문화를 음미해보니 그 중에 옛 어른들이 남긴 이조백자가 내 가슴에 흡족하게 사무쳐오는 것이었습니다. 그 담담하고 조촐한 영원의 빛과 막힌 데 없고 비인 데가 없는 모양과 곡선의 아름다움이 좋았습니다.』
그래서 미당은 거기에 자신이 반세기동안 써온 시들 중에서 고른 귀절을 써넣어 남겨보자는 욕심을 일으키게 되었다는 것.
경기도 광주의 수석요에서 만들어진 80여점의 백자에 『국화 옆에서』『무등을 보며』등 널리 애송돼온 작품들을 실었다.
같이 일을 한 김수경씨도 전공이 아닌데도 아취있는 삽화를 미당의 시에 곁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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