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승의 영양 실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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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우리나라 여승들은 철분 섭취량의 절대 부족에도 불구하고 헤모글로빈 농도와 적혈구 용적비율이 정상적인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 관심을 끈다.
이는 계명대 식생활과 윤진숙 교수와 경북대 의대 생리학교실 이원정 교수가 채식과 건강과의 관계를 규정하기 위해 조사한 연구논문 『채식을 하는 승려들의 영양 실태에 관한 연구』에서 밝혀진 것.
이 조사는 경북 청도군 소재 운문사의 여승 45명과 이에 대한 대조팀으로 경북대 의대 기숙사에서 함께 생활하고 있는 28명의 여대생 대상으로 실시한 것이다. 여대생은 탄수화물대 지방대 단백질 비율이 70대 15대 15로서 한국 FAO에서 권장하는 비율(76대 12대 12)과 비슷했으나 여승집단은 84대 5대 11로서 탄수화물 편중 및 지방 부족의 불균형한 식사를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여승은 보리혼식을 많이 하는 관계로 티아민과 니아친의 섭취량이 여대생보다 높았으나 무기질 중 칼슘은 여대생이 권장량의 55.7%, 여승 61.7%, 철분은 여승 52.7%, 여대생 85%로 두 집단 모두 부족현상을 보였다.
그러나 여승들은 철분 섭취량의 절대 부족에도 불구하고 헤모글로빈 농도 12.62g% (여대생 12.14g%) 적혈구 용적비율 39.8% (여대생39.6%)로 정상적인 수준을 유지하고 있었다.
신장은 여승 평균 1백54cm, 여대생 1백58cm, 체중은 여승 53.4kg, 여대생 48.5kg으로 여승들은 한국 여성의 표준체격보다 낮은 신장에 높은 체중이었고, 여대생들은 높은 신장에 낮은 체중을 나타냈다.
여승들은 14가지의 자각증상을 보였는데 가장 심한 것이 피로였고, 다음이 팔다리저림, 허리및 아랫배 통증, 속쓰림, 일어설 때 현기증 등이었다.
출가 후의 병력을 보면 20∼24세 집단은 소변을 자주 보고 소화불량에 잘 걸렸으며, 25∼29세 집단과 30세 이상은 위장병과 요통을 많이 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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