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종파 간 내전 시작되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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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이라크 수니파 저항세력을 주도하는 아부 무사브 알자르카위가 시아파에 대한 전면전을 선포했다. 14일 바그다드를 중심으로 11차례에 걸친 자폭 공격을 감행한 직후 이렇게 밝혔다.

이날 자폭 테러로 150명 이상이 사망했다. 15일에도 폭탄테러가 이어져 수십 명이 목숨을 잃었다. 이에 따라 종파 간 내전이 시작됐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알자르카위는 웹사이트에 올린 육성 성명에서 "이라크 알카에다 조직은 이라크 전역의 시아파에 대해 전쟁을 선언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브라힘 자파리가 이끄는 십자군의 하인들이 (동북부) 탈 아파르의 수니파에 먼저 전쟁을 선언한 만큼 우리에게 자비를 구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시아파 거주 지역은 제외되고 수니파만을 겨냥해 종파 청소 전쟁이 진행되고 있다"며 "십자군의 추종자들인 보안군과 첩자, 부족 지도자들을 살해하고 집도 파괴할 것"이라고 위협했다.

알자르카위는 13일에도 "탈 아파르의 수니파 저항세력 소탕 작전에 항의하며 이라크 전역에서 자살 폭탄테러를 전개하겠다"고 선언했다. 12일에는 "미군이 탈 아파르에서 독가스를 사용하고 있다"며 보복을 다짐하기도 했다.

알자지라 방송은 15일 "연일 발표되는 성명과 지속되는 자폭 공격은 이라크 알카에다가 전면전을 선언했음을 뜻한다"며 "종파 간 내전의 시작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방송은 "바그다드 서부의 라마디 등에서는 이미 시아파에게 '수니파의 땅에서 떠나라'는 전단도 나돌고 있다"고 전했다.

카이로=서정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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