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겨운 시골결혼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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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도심의 예식장 풍경은 한 건물에 예식장이 여러개 있는 혼잡에,같은 시간에도 여러쌍이라 예식장을 찾는 하객들로 더욱 웅성거리고 신랑 신부가 바뀐다는 이야기도 간혹 들린다.
먼 친척 결혼식이 있어 시골 예식장을 찾아갔다.
예식장 주인은 먼곳에서 왔다고 반가와하며 열기가 적은 헌 석유난로도 내놓으며 그집 온가족이 결혼식장 꾸미기를 한다.
음악과에 다니는 예쁜 딸은드레스 꽃 피아노 연주를 준비하고 가족들이 모두 나와 거둘어준다.
조금 있으니 갓쓴 할아버지, 안경쓰고 점잔을 차리는 시골 영감님,아주머니,아이들이 예식장 안에 가득하다.
신랑 신부 입장때마다 박수부대가 따로 있고,『신랑이 잘났다』면 『신부가 더 예쁘다』 고 우기는,동네에서 제일 수다스러운듯한 아주머니가 말참견이다.
신랑 신부의 부모들도 자신들의 결혼식같이 벙글댄다.
어떤 자상한 아주머니는 신랑 양복에 하얀 실밥이 묻었다그 단위에까지 쫓아가 떼어준다.
다음은 피로연 장소다. 며느리, 손자, 손녀까지 다 데리고 나와 소주도 마시고, 국수도 배불리 먹인다.
온마을 사람들이 다 나와 축하해주는 시골 예식장 풍경은 오늘을 사는 착한 농촌사람들의 인정이고 파티다.
결혼식장에 나갈 때마다 신랑 신부를 성장시킨 부모님께 감사하는 마음이 새삼 느껴지고,억쎈 농사일에 머리가 허옇고 이가 다빠진 농촌 어른들을 식장에서 볼 때마다 자식을 위하여 영육의 모든 것까지 희생하신 것같은 숭고한 것을 발견하게 된다.
시골 예식장은 결혼 축하뿐만 아니라 부모님께 감사하는 교육을 받는 예절학교같은 느낌이 들었다. <충남청주시북문로2가135의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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