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어민의 시간」 방송서 축산만 너무 강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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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장병태 <충북제원군 봉양면 봉양리 670>
방송의 사명은 무겁고 어려운 것이라 생각한다. 방송은 모든 시청자의 선도적인 입장과 지도자적 위치에 있음을 생각할 때 방송하기 전에 사회에 끼치는 영향까지 좀더 신중하게 생각해야 하리라 믿는다.
요새 『농어민의 시간』이나 『잘살아보세』의 주된내용이 낙농과 비육우로, 농민들은 논네마지기 농사짓는 것보다 소한마리 키우는 것이 더 낫다고 할만큼 온통 소에만 관심이 집중돼있고 소 키우는 것만이 잘사는 길이라 생각하는 「위험스런」 지경에 있다.
과연 농사는 소홀히하고 소만 길러 우리국민 모두가 잘살수 있는 것이며 고기만 먹고 살수 있는 것일까? 하늘 높은줄 모르고 치솟는 소값, 그에 편승한 농민의 소에 대한 지나친 기대감, 식량을 생산해야할 전답에 사료용 옥수수와 목초를 심는 이 현상은 과연 어찌해야할 것인가?
축산붐을 일게한 것이 방송의 큰 업적이긴 하지만 이대로 가다간 언젠가 겪어야할 소값의 폭락은 어떻게 책임질 것인가? 소득증대도 중요하지만 어느 한쪽으로만 농민을 유도하는 것은 농업생산의 구조적 안정을 생각할 때 무언가 잘못돼가고 있는 것이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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