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인희, 국내 599명 중에서 수익률 1위 펀드 매니저 '여풍시대' 주역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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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지는 올해 처음으로 국내 펀드 매니저 599명의 수익률을 평가했다. 기존 펀드별 평가 외에 각 매니저들이 얼마나 운용을 잘 했는지를 살폈다. 그 결과 수많은 남성 매니저를 제치고 여성인 박인희(38) 신영자산운용 주식운용2팀장이 1위를 차지했다.

그는 지난 3년간 벤치마크를 54.54% 초과하는 수익을 냈다. 2000년 KB자산운용으로 입사해 2006년 신영으로 자리를 옮긴 그는 ‘신영 마라톤’ 펀드 등을 책임져왔다. 저평가된 가치주와 고배당주를 찾아 장기투자하는 것이 높은 수익률의 비결이다. 현재 박 팀장이 운용을 맡고 있는 ‘신영 밸류 고배당’ 펀드는 올해 저금리와 정부의 배당확대 정책에 힘입어 설정액 3조원이 넘는 ‘공룡 펀드’로 성장했다. 국내 공모 펀드 시장에 3조원 이상 펀드가 다시 등장한 건 2008년 ‘한국투자 삼성그룹 적립식’ 펀드 이후 6년 만이다. 올해 박스권 장세에도 연초 이후 6%대 수익을 내고 있다. 박 팀장을 선두로 수익률 10위 안에 4명의 여성 매니저가 이름을 올리며 ‘여풍(女風)’을 이끌었다. 전체 매니저 중 여성이 12%(71명)에 불과한 점을 감안하면 도드라진 성과다. 박 팀장은 “시장의 변동성이 줄면서 인맥과 정보에 의존하기보다는 차분하고 끈기 있게 시장을 분석하는 여성 매니저의 장점이 부각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한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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