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건강식(316)-비만과 표준체중(6)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2면

영양섭취에 있어서 영양부족도 나쁘지만 영양과잉도 탈이 된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는 입맛만 좋다면 많이 먹을수록 건강에 좋다는「미신」을 지니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
근래 남녀노소 할 것 없이 뚱뚱한 사람이 많아지는 것은 우리나라의 경제성장을 눈앞에 보는 듯하여 흐뭇하기도 하다.
살이 찐 사람은 복스럽고, 권위가 있어 보이고, 바싹 여윈 사람을 보면 어쩐지 을씨년스럽게 보이는 것이 우리의 감각이다. 그러므로 여윈 사람이 살찌려고 하는 노력에 비하면 살찐 사람이 체중을 낮추려는 노력은 그다지 심각하지 않게 생각하기 쉽다.
사실은 문제가 바로 여기에 있는 것이다. 외관상 체구당당하고 원기왕성해 뵈는 사람이 병에 걸리면 별로 맥을 써보지도 못하고 병에 지는 현실을 우리는 직시할 필요가 있다.
최근의 연구에 의하면 비만의 영향이 종래 생각되어 오던 것보다도 훨씬 무섭다는 것이 알려지고 있다. 비만은 심장혈관계통에 과도한 부담을 주며 혈액속에 노폐물이 증가되어 점조도(점조도)가 높아짐으로써 혈액순환이 원활치 못하여 동맥경화 고혈압 등이 된다는 것이다.
결국 심장병·뇌졸중·신장병·당뇨병 등이 생기며 더 나아가서는 호흡기·간장·관절 등의 병이 생기고 정력 또한 감퇴된다. 뿐만 아니라 비만자의 백혈구는 콜레스테롤 때문에 병균을 죽이는 능력이 약화되어 결국은 우리 몸이 병에 대해 무방비상태에 놓이도록 만들어 준다.
40세를 지나서 체중이 증가되면 사망자수가 1백80을 넘게 된다.
가장 건강에 알맞는 체중을 표준체중이라고 하며, 언제나 표준체중과 비추어 자기자신의 체중에 관심을 지니는 것이 자연 건강식의 제일 첫째 조건이라고 할 수 있다. 표준체중을 계산하는 많은 공식이 있으나 일반적인 것은(신장cm-100)×0.9=표준체중(kg)이며, (자기의체중÷표준체중)×100=비만도(%)가 된다.
비만도가 90∼l백10%면 정상이지만 l백10∼l백20%에 들면 비만경향, 1백20%이상이면 틀림없는 비만증이다.
체중이 많이 나가는 사람에게 식사조절을 해보라고 충고하면 으례 자기는 먹지 않는데도 뚱뚱해진다고 변명하기 마련이다. 아무런 변명을 하더라도 많이 먹고 많이 마시고 운동부족일 때 비만증이 생긴다.
어떤 사람은 유전적인 체질을 타고났기 때문이라고 조상탓을 하기도 하지만 그런 경우도 어렸을 때부터의 가정의 환경인자와 그 집에 전승되어 내려오는 음식습관의 영향이 크게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동물실험에서도 마음대로 포식을 시킨 군보다 약간 부족할 정도의 사료로 사육한 그룹이 훨씬 수명이 길다는 것이 분명히 나타나고 있다.
자동차를 잘 다루는 사람은 되도록 적은 개솔린으로 능률을 내듯이 우리의 인체도 알맞은 분량의 영양분으로 최대의 능률을 나타내는 것이 식생활의 지혜인 것이다. 홍문화(서울대 명예교수·약박)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