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달 가능 종목은 우수선수 다른 종목은 남북한 동수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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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4면

단일팀을 어떻게 짤 것인가.

남과 북이 내년 카타르 아시안게임에 남북단일팀을 파견하기로 합의함에 따라 체육계에서는 그 방법론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현재 각 종목 경기력을 비교하면 남한이 북한보다 우세한 편이다. 이런 상황에서 남과 북이 모두 만족하는 결론을 내는 것은 쉽지 않다.

특히 아마추어 종목 선수들은 아시안게임이나 올림픽에서 메달을 따는 것이 최고의 목표다. 연금도 탈 수 있고, 남자선수들은 병역 문제도 해결 가능하다. 단일팀이 되면 출전 기회를 박탈당하는 선수도 생긴다.

북한의 장웅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은 지난해 아테네올림픽 때 "(단일팀을 만든다면) 개별 종목은 남북이 각자 자유 경쟁으로 출전하고, 단체전 종목은 공동 선발하는 것이 좋다"고 했다. 하지만 이 경우에도 국가별 메달 집계와 선수촌 내 단일팀 관리 등에서 혼선이 빚어질 가능성이 있다. 김정길 대한올림픽위원회(KOC) 위원장은 메달 가능 종목에서는 양측의 우수 선수가, 메달 가능성이 비교적 낮은 종목에서는 양측 동수로 단일팀을 구성하는 방안을 북측에 제시했다.

대한체육회의 한 관계자는 "아시안게임은 올림픽과 달리 예선을 치르지 않기 때문에 남과 북이 합의만 하면 된다. 또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가 지원해 준다면 개인 종목에 남과 북 선수가 함께 출전하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했다.

이번에 아시안게임 단일팀이 성사된다면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 단일팀을 파견할 가능성도 커진다.

김정길 위원장은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단일팀 구성은 현실적인 문제점이 많은 게 사실이다. 그러나 통일을 위한 초석으로 언젠가는 풀어야 할 숙제"라고 했다. 또 "일부 종목에서 희생이 우려되지만 이를 최소화하는 방안을 강구하고, 남북 양측이 긴밀히 협력한다면 단일팀 구성이 그리 험난한 일은 아니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한편 이번 회담을 성사시킨 아마드 OCA 회장은 "남북한 단일팀 구성에 필요하다면 OCA 규정도 한시적으로 개정하겠다"며 전폭적인 지원을 약속한 것으로 알려졌다.

성백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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