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위성|소위성 추락계기로 본 실태|4,500개중 절반이 군사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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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지구를 한눈에 내려다 볼 수 있는 우주궤도는 상당히 매력적인 장소다. 적도에 비스듬히 위성을 선회시키면 지구가 자전하는데 따라 전세계를 감시할 수 있다. 어느 나라가 무슨 일을 하는지, 바다의 군함은 어떻게 움직이고 있는지, 잠수함의 이동까지 환히 알수 있게 된다.
문제는 이 지구궤도를 미국과 소련이, 그것도 군사목적을 위해 쓰고, 때로는 위험은 어느 나라든 똑같이 지자는 데서 생긴다.
군사위성이 아닌 자원탐사 위성도 군사목적에 이용된다.
어느 지역에 석유가 묻혀 있는지, 소련의 금년 작황은 어떤지를 확실히 알게 되면 정책의 방향이 달라진다.
81년말까지 궤도에 쏘아올려진 위성은 3천∼4천5백개정도라고 각종 통계는 밝히고 있다. 그중 군사목적의 위성이 절반도 넘는다고 보는 것이 일반적인 견해다.
우주공간에 발사되는 위성은 목적에 따라 여러가지로 뷴류된다.
즉, 기상·통신·군쟁·항해·탐사위성등으로 이들이 주어진 기능을 수행하자면 거기에 맞는 궤도를 갖게 된다.
인류생활에 유익한 기상위성이나 통신위성등은 정지궤도라는 높은 고도에 자리잡는다. 정지궤도의 위성은 1회 도는 시간이 지구의 자전속도와 같아 지상에서 보면 위성이 서 있는 것처럼 보이는데 지상에서 약 3만6천㎞의 궤도다.
반면 군사위성이나 탐사위성은 지상을 촬영해야하므로 고도수백㎞라는 비교적 낮은 궤도를 택하게 된다. 이번에 추락한 소련의 코스모스위성도 2백54∼2백79㎞라는 낮은 궤도를 갖고 있었다.
위성이 낮은 궤도를 유지하려면 인력의 영향, 희박하지만 공기와의 마찰로 많은 에너지가 필요한데 더욱 코스모스호는 막대한 에너지를 소비하는 진공관을 레이다에 이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소련의 첩보위성이 원자로를 쓰지 않으면 안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즉 우주공간에서 많이 쓰는 태양전지로는 필요한 출력을 얻을수 없기 때문이다.
반면 미국은 소련보다 정찰능력이 우수해 2백㎞를 훨씬 넘는 고도에서 군사목적을 수행할수 있으며, 모든 부품의 회로가 전자화 돼 소비전력이 적다. 따라서 미국은 위성의 연료로 태양전지를 많이 쓰고 있다.
인공위성의 둘레에 태양전지를 부착시켜 여기서 나오는 전류를 니켈·카드뮴전지에 저장시켰다 이용한다. 이 전지의 수명은 7년이나 된다. 물론 미국도 플루토늄등 핵연료를 위성에 쓰고 있으나 낮은 궤도에서는 소련보다 적게 이용하는 편이다.
위성은 우주궤도에 올려놓았다고 해서 그대로 무한정 쓸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지구상공 1천㎞까지는 아주 적은 양이지만 어느 정도의 공기가 있어 궤도를 도는 위성과 마찰이 생기고, 그 때문에 위성의 감속현상, 즉 지구로 떨어지는 현상이 생긴다.
1천㎞이상의 고도를 갖는 위성이 낙하하는데는 대략 수백년의 시간이 걸리지만 l천㎞이내의 위성이라면 10년안에 떨어질 수 밖에 없다.
따라서 위성의 궤도를 추적, 지상에서 이를 조정해주게 된다.
대개의 경우는 위성외부에 장착시킨 하이드라진이란 연료를 폭발시켜 다시 원하는 궤도에 올려 놓는다.
한편 내부기능이 떨어져 수명이 다된 인공위성도 재분사시켜 더높은 궤도에 올려 놓는다.수명이 다 된 위성을 우주공간 멀리로 아주 쏘아버리지 않는 이유는 미소가 우주기술이 더욱발전됐을때 이들 위성을 회수해 재사용할 수 있으리라는 점을 염두에 두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은 이같은 첩보위성에 만족지 않고 우주에 주둔하는 우주군창설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주왕복선에 우주스테이션 재료를 갖고 올라가 일종의 초소를 만든다는 계획이다. 이 초소는 소련을 포함한 지상을 감시하고, 적의 움직임을 사전에 정찰하는 한편 적국의 위성을 파괴하거나 나포하는 임무를 수행하도록 돼 있다. 때에 따라서는 우주에서 지상을 직접 공격하는 방안도 고려되고 있다.
이같은 미소의 우주독점에 대해 개발도상국을 포함한 다른나라들은 비판을 가하고 있다.지난해 여름 빈에서 14년만에 열린 「제2회유엔우주평화이용회의」에서는 남(개발도상국)북(공업선진국)이 대립, 격렬한 토론을 벌인 바 있다.
또 하나의 문제는 적도부근의 국가들이 제안한 정지궤도의 독점금지다. 통신위성·기상위성·발전위성들이 들어설 적도상공의 궤도는 공업선진국에 의해 84년까지 대략 1백20개의 위성이 들어찰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까지는 대략 1도에 1개위성이 들어간다고 보아 3백60도에 모두 3백60개밖에 들어갈 수 없다.

<장재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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