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순위 변화 우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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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본=김동수 특파원】미국과 서구 나토동맹국 사이에 핵무기배치·유럽 방위비용 분담과 분쟁지역에 대합 정책적인 이견은 항상 대서양 관계에 적지 않은 마찰을 빚어왔고, 특히 미국의 경우 이 때문에 대다수 서구국가들에 대한 불만을 품어왔다.
이런 점에 비추어 본다면 최근 공개된 미 국방성의 비밀문서로 알려진「84∼88회계연도 방위지침」은 서방국가들의 반발과 의혹을 불러일으킬 내용들이 충분한 것이다.
방위지침 내용 중 한국 안에서 큰 관심을 불러일으켰던『소련이 페르시아만을 공격하면 미국은 북한·베트남·소련의 해안지대에 병력을 투입해 소련의 전력을 분산시키겠다』는 구상도 서구의 입장에서 보자면 종래「유럽방어 우선」이라는 미국의 세계전략을 재고한다는 냄새를 풍기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어 논란의 대상이 될 수는 있는 것이다. 서구로서는 사활문제가 걸린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미국의 이러한「군사비밀」이 누설된 데 대해 나토국가들은 담담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서구국가들의 입장에서 보자면 미국이 고의적으로『적절하지 않은 정보』(쥐트 도이체 차이퉁)를 흘려 서방동맹국에 대해 회유나 압력수단으로 이용하려는 게 아닌가 생각하고 있는 탓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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