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자의 집 조금씩 나눠 공유 도서관·운동실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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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건축가 조남호의 ‘수직마을’ 구상도 한 부분. 공용 공간이 풍부한 것이 특징이다. [건축가 조남호]

아파트나 다세대·원룸 주택에 공용 공부방이나 도서관이 있으면 어떨까. 입주민들이 각자 자신의 책을 보관하지 않고 공용 도서관에 기증해 큰 공간을 함께 쓸 수 있다면…. 요즘 나이를 불문하고 혼자 사는 1인 가구가 급속히 늘어나면서 이런 상상을 해보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서울시립미술관은 정림건축문화재단과 함께 본관 3층 프로젝트 갤러리에서 ‘내 공간의 1/3을 이웃과 공유하자’는 슬로건 아래 ‘협력적 주거 공동체’(Co-living Scenarios) 전시를 2015년 1월 25일까지 연다. 9팀의 건축가들이 각기 다른 시각으로 다양한 방식의 주거 공동체를 제안하는 자리다. 생활 변화상을 반영, 그동안 당연하게 여겨온 획일적인 주거 공간의 틀을 허물고 ‘공유’에 초점을 맞춘 대안 공간을 고민해보자는 뜻을 담았다. 아이디어에 무게를 실은 ‘리서치 전시’로 각 팀이 모형과 개념도·드로잉·신문·다큐멘터리 등으로 작품을 냈다.

 프로젝트 그룹 QJK(건축가 김경란·이진오·김수영)의 ‘아파트멘트’는 84㎡ 규모의 평면을 바꿔 다양한 공유 공간을 제시한다. 서로 이웃하고 있는 505호와 506호가 방 하나씩을 덜어내면 확장 현관· 운동실·게스트룸 등을 함께 쓸 수 있다는 개념이다. 건축가 조남호의 ‘수직마을 입주기’는 훨씬 구체적인 가상 프로젝트를 제안한다.

100세대 입주를 목표로 한 이 프로젝트는 온라인으로 회원을 모집하고 입지선정에서부터 총괄건축가 지명 등의 전 과정을 함께 한다. 30평 규모의 집들은 1/3인 10평 정도를 공유하며 사무실 등 다양한 공간으로 쓰자고 제안했다.

이밖에 전시에는 건축가 유걸·황두진·신승수·유승종·장영철·조재원·김명옥·C BAR 등이 참여했다.

이은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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