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 40~42 … 수순 정확해 백 순조롭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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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7면

<8강 토너먼트>
○·박정환 9단 ●·저우루이양 9단

제5보(35~43)=그래, 큰 차이가 없을지도 모른다. 명인들의 수준이라면 말이다. 하지만 어디 그런가. 아무래도 좌변에서 저우 9단에게 약간의 착오가 있었다고 할 밖에 없다. 백이 좌변에서 선수를 잡는다면 말이다.

 실전 40~42가 정확한 수순이었다. 이로써 백은 좌변을 손 뺄 수 있었다. 손 빼도 잡히지 않는다.

 ‘참고도’를 보자. 실전 40~42는 여기 1~3처럼 두기 싶다. 누구라도 1을 먼저 밀고 싶은 충동이다. 하지만 이래서는 흑이 선수다. 상변을 침입 당해 백이 좋지 않다.

 그렇다면 흑도 좌변에서 손을 빼고 ‘참고도’ 상변에 침입하면 되지 않나? 그에 대한 답은 이렇다. 43을 손 빼면 백이 바로 그 자리에 침입한다. 43이 침입의 급소로 좌변은 쑥대밭이 된다.

 잠시 실전을 천천히 내려다보자. 흑은 좌상이 10집이고 우상이 15집이다. 좌변은 약 12집. 모두 37집이다. 백은 그 어느 것도 단단한 집이 아니다. 하지만 하변이 넓고 또 선수를 잡았다. 상변을 지킬 수 있다.

 뭔가 흑이 굳은 인상이 드는 국면이다. 43수 진행에 불과하지만 흑의 발전성이 제한된 반상이다. 이쯤에서 백이 유망하다는 평이 나오는 근거다. 물론 바둑은 넓고 넓어 유리하다 불리하다, 말을 해도 그 판단은 다분히 주관적인 게 보통이다.

문용직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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