낡은 항공기 잇단 참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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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일 사고현장에서 구조대원들이 생존자를 찾기 위해 연기를 내뿜고 있는 비행기 잔해를 뒤지고 있다. [메단 AFP=연합뉴스]

요금이 싼 항공사의 비행기가 또 추락했다. 인도네시아의 만달라 항공 소속 보잉 737기가 5일 오전 수마트라섬 메단공항 인근 주택가에 떨어져 탑승자와 추락지역의 주민 47명 등 최소한 147명이 숨졌다. 항공사 관계자는 "승객과 승무원 116명 중 16명이 살아있다"고 발표했다. 사고기에는 탑승한 한국인은 없었다고 외교통상부는 밝혔다.

사고 여객기는 이날 자카르타로 가기 위해 메단공항을 이륙한 지 약 1분 만에 공중 폭발한 뒤 추락했다. 1차 현장 조사 결과 추락 원인은 아직 밝져지지 않았으나 테러 가능성은 희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영 안타라 통신은 사고 여객기가 이륙과정에서 전기줄을 건드렸다고 보도했으나 이 때문에 사고가 발생했는지는 분명치 않다. AP통신에 따르면 생존 승객 시테푸 로하디는 "이륙한 뒤 랜딩기어가 접히는 순간 사고가 발생했다"고 말했다.

현장에는 경찰과 긴급 의료지원반, 주민들이 동원돼 시체 수습과 생존자 발굴 작업을 벌이고 있다. 추락 현장에 있던 차량 10여 대가 파손됐다.

인도네시아 언론들은 "추락 현장은 불에 탄 기체 잔해에서 피어오른 연기로 뒤덮여 있다"며 "생존자 1명이 피에 흥건하게 젖은 채 땅바닥에 누워 있었다"고 전했다. 만달라 항공은 모두 15대의 항공기를 보유하고 있으나 대부분 1970년대에 제작된 보잉 737-200기다.

한편 콩고 동부 이시로시에서도 이날 오전 러시아제 경비행기가 추락, 러시아인 승무원 3명 등 탑승객 7명 전원이 숨졌다고 유엔 관계자가 밝혔다.

최근 들어 저가 요금 항공기가 잇따라 추락했다. 지난달 14일 그리스에서 키프로스의 헬리오스 항공 여객기가 떨어져 121명이 숨졌다. 이틀 만인 16일에는 베네수엘라에서 콜롬비아의 웨스트캐리비언 항공 소속 여객기가 떨어져 160명이 몰사했다.

진세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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