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새 소득은 32% 증가했는데 1인 국민부담금은 37% 늘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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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금과 국민연금보험료 등 국민부담금이 소득보다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또 유류세가 국세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크게 높아져 5년 만에 최고를 기록했다. 4일 재정경제부에 따르면 국민 한 사람이 지난해 납부한 국민부담금은 세금 315만원에 국민연금보험료.건강보험료 등 사회보장기여금 83만원을 합쳐 398만원이다. 1인당 국민부담금은 2000년에 비해 37.2% 증가했으나 1인당 국민총소득(GNI)은 같은 기간 32.2% 늘어나는 데 그쳤다.

1인당 국민부담금은 올해도 계속 늘어 400만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실제 올해 예산상으로 1인당 국민부담금은 435만원(세금 340만원)으로 잡혀 있다. 한나라당 이한구 의원은 이날 보도자료에서 정부가 발표하는 국민부담금에다 각종 정부기관 부담금까지 포괄하는 개념의 '잠재적 국민부담액'은 올해 503만원에 달한다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노무현 정부가 추진하겠다고 발표한 총 600조원대의 대형 국책사업과 경제 실정에 따른 성장률 둔화 때문에 앞으로도 잠재적 국민부담액은 계속 늘어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한편 휘발유.경유 등 유류에 부과된 교통세.특별소비세.교육세.주행세.관세 등 유류세는 21조4571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이는 지난해 전체 국세 세입액의 18.2%에 달하는 것으로, 외환위기 때였던 1999년 21.0% 이후 최고다. 이 비율은 2000년 17.4%, 2001년 17.1%, 2002년 17.8%, 2003년 17.5% 등 외환위기가 끝난 뒤 4년간 17%대를 유지했다. 이에 따라 유류에 대한 교통세와 특소세를 내려야 한다는 요구가 거세지고 있다.

◆ 1인당 국민부담금=국민 한 사람이 한 해 동안 정부에 내는 직접세와 간접세, 각종 부담금을 합친 금액을 의미한다. 국민연금.건강보험.고용보험 등 사회보장을 위해 내놓는 각종 기여금이 모두 포함된다. 국민부담금이 늘어나는 것은 사회복지 강화라는 측면에서 정상적인 추세로 볼 수 있지만 증가 속도가 소득을 앞지르면 국민의 부담을 가중시킬 수 있다.

허귀식.김정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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