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깊이 읽기] 세계화 물결에서 '돈'을 낚아채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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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세계화 이후의 부의 지배
레스터 C. 서로우 지음, 현대경제연구원 옮김, 청림출판, 384쪽
1만8000원

세계화란 무엇인가. 가야 할 길은 멀고 논란은 끝나지 않았다. 아직도 반세계화 시위가 줄을 잇는다. '세계화=경제 속국화' 논리다. 문제는 세계화의 격류를 거스를 수 있느냐는 것이다. 저서 '제로섬 사회' '지식의 지배'로 유명한 저자는 "불가능하다"고 단언한다. 세계화에 동참하지 않는 건 빈곤을 택하는 거라고 말한다.

초점은 오히려 세계화 과정과 이후에 맞춰진다. 지금의 세계화는 방향성 없이 흘러간다는 게 그의 판단. 설계도가 없다는 얘기다. 따라서 역설적으로 식견과 용기를 갖춘 기업.개인은 부를 거머쥘 호기라고 말한다. 책 곳곳에서 그 전략을 논하고 있다. 관심 있게 읽히는 부분은 우리와 관련된 것이다. 저자는 한국과 같은 개발도상국이 활용해 온 수출주도 성장 전략은 곧 종말을 맞을 거라고 단언한다.

중국 때문이다. 게다가 고임금 수출 품목은 일본이 무역 흑자폭을 늘려가고 있다고 지적한다. 한국은 샌드위치 신세가 될 거라고 한다. 저자는 '내향형 성장 전략'을 대안으로 제시한다. 한 예로 외국인들의 시장 진입을 자유롭게 허용한 상태에서 인프라 투자에 주력하라는 것이다. 책은 저자의 주장을 입증하기 위해 많은 사례와 통계치를 들고 있다. 그래서 한국에 관한 내용이 더 암울하게 느껴질 지 모른다. 새로운 '부의 흐름'을 잡아챌 묘안이 없을까.

이상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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