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31대책 이후 강남 관망세… 강북 뉴타운 인근은 강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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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민은행 주최 "8.31부동산종합대책 고객 설명회"가 2일 오전 하얏트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려 PB(프라이빗 뱅커) 고객들이 입장하고 있다.(서울=연합뉴스)

8.31 부동산종합대책 발표이후 서울 강남권 아파트 매매시장은 전체적으로 짙은 관망세를 유지하고 있지만 분당과 용인 등을 중심으로 호가 추가하락 조짐이 조금씩 나타나고 있다. 매매시장과는 달리 지난달 초부터 강세를 보이고 있는 강남권 전셋값은 대책 발표 이후 강세 분위기가 더해지고 있으며 강북 뉴타운 인근 수혜 지역은 아파트 호가 강세가 여전하다.

한편 정부의 부동산 종합대책 발표에 앞서 8월 서울 강남과 분당, 과천의 집값이 7개월만에 하락세로 돌아선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서울의 아파트 전셋값은 0.7%가 올라 올들어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강세를 보였다.

◇ 관망세속 분당, 용인 중심으로 조정 기미 = 2일 일선 부동산중개업소에 따르면 강남권 매매시장은 매수세가 완전히 사라져 거래실종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그렇다고 매도자들이 아직까지는 호가를 낮추는 것도 아니어서 중개업자들은 문을 닫아야 할 지경이라고 하소연하고 있다.

중개업자들은 매수.매도자들이 당분간 시장 추이를 지켜보다 추석이 지난 다음에야 본격적으로 움직일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판교신도시 영향으로 올 들어 아파트값이 30-40%를 뛰었던 분당과 용인은 비인기 단지를 중심으로 조금씩 변화가 감지되기도 한다.

분당 이매동 성지공인 관계자는 "아직까지 큰 변화는 없지만 대책 발표 이후에 싸게라도 팔아달라는 물건들이 몇 개 나왔다"면서 "하지만 조정폭이 2천만-3천만원에 불과해 매수자들은 거들떠 보지도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가격 상승기에는 인기.비인기 단지 가리지 않고 올랐는데 조정은 우선 인기가 적은 단지 위주로 이뤄지고 있다"면서 "적어도 5천만원은 더 낮아져야 매수세가 붙을 분위기여서 호가는 더 빠질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새 아파트가 많은 용인은 입주 3년이 넘어 양도세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는 단지 위주로 조정이 이뤄질 전망이다. 용인 구성읍 H공인 관계자는 "발표 전에는 그래도 한 두 통씩 오던 매수 문의 전화가 지금은 완전히 끊겼다"면서 "입주한 지 얼마 되지 않은 단지들은 양도세 부담 때문에 고민하는 분들이 많아 오래된 아파트 위주로 조정이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강남권 재건축단지들은 8월초 1억-2억원씩 조정을 받은 뒤로 아직까지는 추가 하락 조짐은 없다. 송파구 잠실동 명성공인 관계자는 "대책 전이나 후나 똑같다"면서 "매수세나 매도세가 완전히 끊겼다"고 말했다.

◇ 강남권 전셋값은 강세 지속 = 대책 이후 강남권 전셋값 강세 현상은 더해지는 느낌이다. 전세 입주자들이 계약 만기가 와도 집을 사서 이사하기보다는 대부분 전세계약을 연장해 시장에 매물이 극히 줄었기 때문이다.

대치동 부동산뉴스 관계자는 "아파트값 조정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전입 희망자는 전세를 선택할 수 밖에 없는데 매물이 없어 전셋값이 강세"라며 "대치동 삼성래미안의 경우 지금 나와있는 매물이 전무한데 나오더라도 종전보다 크게 오른 가격에 계약될 것"이라고 말했다.

◇ 강북, 세금 영향 매물출현 아직없어 = 정부의 1가구2주택 양도세 중과로 매물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던 강북지역에도 아직까지는 이렇다 할 변화가 없다. 정부 대책이 발표된 지 얼마되지 않았고 추석도 코앞으로 다가와 다주택 소유자들이 매물을 내놓기보다는 당분간 시장 추이를 관측하며 매도 시점을 고르는 것으로 보인다.

파트가 밀집한 노원구 쌍문동 인근 성원공인 관계자는 "매물은 크게 늘지 않 았고 급매물도 이전에 나왔던 매물이 남아 있는 것 밖에 없다"며 "그나마 대형 평형 은 급매물이 정부 발표 이전에 대부분 소진됐다"고 전했다.

◇ "송파 신도시에 대한 부동산 투기꾼은 국세청이 평생 관리할 것"=김석동 재정경제부 차관보는 이날 과천 정부청사에서 브리핑을 통해 "8.31대책 발표 이틀전부터 국세청의 정예 조사인력 22명이 투입됐다"며 "두고보면 알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덕수 부총리도 이날 경제정책조정회의 모두 발언을 통해 "송파 거여 지구는 모두 국공유지여서 토지보상금이 유입될 수 없고 공영개발이 되는데다 다양한 투기억제 장치가 마련돼 있어 투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강남,분당,과천 집값 7개월만에 하락세=2일 국민은행이 집계한 '8월 전국 주택가격 동향조사'에 따르면 전국 집값은 0.4% 올라 상승률이 한달전(0.8%)의 절반으로 둔화됐고 특히 수도권 집값 상승을 야기했던 강남구(-0.4%), 성남 분당구, 과천(이상 -0.5%)은 모두 하락했다.

강남, 분당, 과천의 집값이 마이너스로 전환한 것은 1월 이후 7개월만이다. 이로써 1-8월 전국 집값의 누적 상승률은 3.6%를 기록했다.

서울에서는 강북(0.6%)이 강남(0.2%)를 압도했으며 지방에서는 충북(1.0%), 대구(0.8%), 광주(0.7%), 울산(0.5%)의 상승률이 눈에 띄었다.

국민은행은 "8월 가격동향은 정부의 부동산대책 발표를 앞두고 시장 전망이 불투명한 가운데 매수세가 관망세를 지속하며 상승폭이 둔화됐다"며 "상반기 뚜렷했던 지역별, 유형별, 규모별 가격상승의 차별화 현상도 완화됐다"고 설명했다.

전셋값은 가을 이사철을 앞두고 수요가 늘면서 상승세를 이어갔는데 특히 재건축 이주수요가 집중된 곳과 주거환경이 양호한 수도권 신도시의 상승세가 돋보였다. 아파트중에서는 대형이 0.6% 올라 중형.소형(이상 0.4%)를 능가했다.

디지털뉴스센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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