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호' 새 선장, 장동현 대표…통신시장 돌파구 플랫폼서 찾을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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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대 이동통신사 SK텔레콤을 50대 초반의 젊은 최고경영자(CEO)가 이끌게 됐다. SK그룹은 지난 9일 인사에서 장동현(51·사진) SK플래닛 최고운영책임자(COO)를 신임 사장으로 임명했다.

장 사장은 전임 CEO들의 취임 당시 보다 많게는 3~6살 가량 젊다. 정만원 전 대표는 57세, 하성민 전 대표는 54세 때 텔레콤 대표이사가 됐다. 장 대표는 경쟁사인 KT의 황창규(61) 회장, LG유플러스 이상철(66) 부회장과는 10년 이상 연배 차이가 난다.

장 사장은 SK그룹에서 인터넷 플랫폼 전문가로 꼽힌다. 그의 선임을 놓고 SK텔레콤 사업 방향이 '망'에서 '플랫폼'으로의 전환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그는 서울대 산업공학과를 졸업하고 1991년 유공에 입사해 SK구조조정 추진본부를 거친 뒤, 2000년 SK텔레콤에 합류했다. 이후 재무와 전략, 마케팅 부문 주요 보직을 거쳤다. 마케팅부문장 재직 당시엔 '4G LTE 전용요금제'를 만들어 LTE 대중화에 기여했고, 데이터 무제한 및 망내 무제한 통신상품을 처음 선보여 모바일 데이터 시대를 앞당기기도 했다. SK플래닛에서는 터키 도우시 그룹과 온라인 커머스 전문회사를 만들어 런칭했고, 온오프라인 통합 상거래를 안착시키는 데 기여했다. 후배들은 통신부터 플랫폼 사업까지 주요 업무 전반을 경험한 그를 '준비된 CEO'로 평가해왔다.

장 사장은 조직을 개편해 기존 통신사업(MNO)총괄 산하에 마케팅부문, 기업솔루션부문, 네트워크부문을 편제해 시너지를 높이고, 플랫폼 총괄을 신설해 글로벌 사업을 강화할 계획이다. 플랫폼 총괄은 장 사장이 겸직한다. 업계 관계자는 "통신 사업의 성장이 한계에 다다른 시점에서 플랫폼 전문가 출신의 대표가 어떤 변신을 시도할지 안팎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박태희 기자 adonis55@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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