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대통령의 조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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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최근 미국의 시사주간 타임은 대통령 자격 명세 31가지를 제시하고 있다.
타임지의 전 편집장이며 카터 대통령 고문을 지낸 언론인 「헤들리·도노번」의 아이디어.
먼저 신체적 조건.
(1)대통령은 대통령다워 보여야한다. (2)굉장한 저력가. (3)좋은 체격도 갖추어야 한다. 게다가 (4)운동에 능하거나 야외활동을 즐겨야 한다.
성격과 기질면도 중요하다. (5)인격적 고결성은 그 첫째다. (6)인내와 건전한 자신감도 필요하다.
그러나 냉소적이거나 비꼬는 버릇은 곤란하다. (7)추진력도 있어야한다. 하지만 끌려 나와서 대통령이 된다는 느낌은 줄줄 알아야한다.
대통령은 (8)공정해야하며 (9)아량이 있어야하고 (10)신뢰감과 (11)인정을 보여야한다.
대통령은 (12)풍채, 위엄, 어느 정도의 거리감과 심지어 (13)신비적일 필요가 있다. 그는 (14)육체적 혹은 도덕적인 용기가 있어야하며 (15)무신경할 정도로 강력해야하지만 무신경에 빠져서도 안 된다. (16)운명을 극복하는 깊은 자기 확신도 있어야한다.
대통령은 (17)안정, 착실할 필요도 있다. 정상적이고 건전해야 한다는 것이다. (18)대통령직에 연연한다든지, 유별난 관심을 갖는 것도 별로 바람직하진 않다.
다음은 두뇌. 대통령은 (19)우수한 지력을 필요로 하지만, 꼭 재기발랄 하거나 심오하거나 번득이는 독창력을 가질 필요는 없다. (20)사물을 단순화해볼 줄 알아야한다. (21)사관도 있어야한다. 역사를 보는 감각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대통령은 (22)국가관을 제시해야한다. 그는 대통령직보다는 국가를 위해 대국적으로 일한다는 정신이 있어야한다.
(23)대통령의 정치철학은 지적으로 정제되고 경험에서 연마돼야한다. 그는 국민의 폭넓은 지지를 받을 수 있도록 편파성을 극복해야한다. (24)대통령은 종교를 가져야할 필요가 있다. 국민은 본능적으로 그것을 원한다. (25)대통령은 매스컴을 잘 다루는 커뮤니케이터여야 한다. 뿐더러 대통령은 (26)자신의 건강을 위해서도 유머감각이 있어야한다.
(27) 낙관론자일 필요도 있다. 여유 있게 사태에 대처하는 능력이다. 그러나 돌발사태에 대처하는 사고능력도 있어야한다.
대통령은 (28)늘 호기심을 가지고 있어야하며, 여러 사람의 이야기를 터놓고 들을 줄 알아야한다.
그러나 (29)무엇보다 그는 사람들을 다루는 능력이 있어야한다. 적재를 적소에 앉히고 이들을 모두 잘 관리하는 능력이다.
대통령은 (30)그의 부하들보다 더 많은 일을 맡아 처리해야한다. (31)무엇을 먼저 처리해야할 것인가에 대한 감각도 있어야한다.
그러나 그런 대통령의 조건을 모두 갖추기는 어렵다. 중요한 것은 대통령에 대한 그런 기대를 적절히 조절하고, 좋은 대통령을 뽑을 수 있도록 국민들이 자각하고 노력하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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