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가 맡은일 성실하게 하는게 애국<제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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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따지고 보면 새마을운동이 별로 특별한 것도 아니고 힘에 겨운 일도 아니다.
내가 잘살기 위해서 열심히, 그리고 부지런히 일하자는데 특수한 기술이나 별다른 훈계가 필요치 않을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국민운동이 있어야겠다고 생각하게된 까닭은 잘살기위한 노력이 부족하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자기는 애쓰지 않고 못하는 책임을 다른 사람에게 뒤집어 씌우거나(옛날에는 상상의 탓으로 여겼다) 그 원인을 자기 이외의 곳에서 찾는 폐단이 일반화 되어버렸다. 언제부터 이와같은 좋지못한 습성이 국민들의 마음속에 자리잡기 시작하였는지 잘모른다. 다만 우리들의 마음가짐이나 생활자세가 이래서는 안되겠다는것만이 분명할 따름이다.
이러한 증세를 고치는 모양을 새마음(새마을정신)이라고 표현하고싶다. 정부에서 적극적으로 자금을 지원하여 주는것도 목적달성을 위한 수단의 한가지 방법일뿐이며 농어촌 도시의 생활개선이나 소득증대운동도 방법중의 하나다. 무엇보다 앞서야 할것은 새마을운동이 자기를 위한 국민운동이며 국민각자에게 새마음을 가지라는 운동임을 깨닫도록하는운동이다.
나는 몇해전에 (중고등학교교사시) 책자로 덴마크에 대한 것을 우연히 읽어보았다. 그런데 역에는 기차표를 검사하는 사람이 없었다는 것이다. 또 기차안에도 없으며 기차에서 내려도 표받는 사람이 없다는 것이다. 표를 사가지고 타기만 하면 된다는 것이다. 가끔 한달에 2,3회 열차안에서 검표를 한다는 것이다. 표가 없는 사람을 발견시는 덴마크사람이 아니라는 것이라고한다. 참으로 정직·질서·신뢰하는 덴마크이다.
우리 주변의 지도층 사람들 중에서 애국심을 다른 사람들에게만 요구하고 훈계하면서 자기는 비애국적인 행동을 하는 사람을 볼때면 이 덴마크의 국민성 생각이 자꾸 머리에 떠오르곤한다. 전쟁에 나가 싸우는 군인이나 수출을 많이하는 실업인만이 애국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가 맡은 책임을 다하여 성실하게 일하는 것이 곧 애국이고 자기가 잘살기 위하여 올바른 노력을 하는것도 애국이다. 마치 어린이가 우리집 우리나라가 제일 좋아라고 느낀 행복감이 국가관에 연장될수 있도록 하는 마음씨를 국민각자가 가지는날까지 새마음운동(새마을운동)은 계속되어야 한다는뜻이 여기에 있는것이다. 농촌에서는 새마을운동이 잘되고 도시에서는 잘안되는 이유가 도시인들 사이에 무임승차할 소질을 가진 사람이 많다는것을 의미하는것이 아닐까?
다시말해서 정당한 노력이 아닌 댓가를 은근히 원하는 태도나 요령을 가지고 인생을 살아나가려는 가치관이 팽배하여 나가려는데 대한 방파제 역할을 맡아야한다는 것이 바로 새로운 가치관으로서의 새마을 정신이다. 「정직하라, 양심적으로 행동하자」는 등의 설명은 하도 들어와서 그런지 어떤것이 정직이고 양심인지를 분간하기 어려워하는 사람이 많아진 모양이다.
우리는 먼저 스스로 부끄럽지 않아야 하고 가족에게 떳떳해야하며 나아가서 국민으로 자부심을 갖는 풍토를 만들어 나가야겠다. 「그런 사람은 한국사람이 아니야」하는 사회 규범은 법보다도 더 무서운 힘을 가진것이다. 그 판단의 기준울 새마을정신에 두고자 하는데서 출발해야겠다. 이러한 풍토를 만들어 나가는것이 우리가 역사를 창조하여 나가는 과정이라 할수있다. 이상우 <천안상의 공장새마을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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