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공헌활동도 '블루오션 전략' 으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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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오션 전략’이 새로운 기업경영의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이 전략은 손자병법 중 최고로 여기는 ‘싸우지 않고 이기는 전략(부전이승(不戰而勝))’을 기업경영에 접목한 개념이다. 이제껏 경쟁에서 이긴 자만이 살아남는 ‘레드오션’에서 경쟁자라 할지라도 서로의 고유 경쟁력을 가진다면 모두 윈-윈할 수 있는 ‘블루오션’으로 사업의 장을 넓혀야 한다는 것이다.

현재 온라인 업체들의 사회공헌활동이 활발하다. 기본적으로 이런 활동이 경쟁의 대상이 될 수는 없지만 이제껏 그 방법이 천편일률적이어서 기업 입장에서는 생색내는 수준에 그친 것 또한 사실이다. 일정기간 후원금이나 물품을 모집한다거나 재해 발생 시 일괄적으로 성금을 내는 등 어느 기업이나 할 수 있는 방법들뿐이었다.

하지만 최근 경향은 다른 곳에서 흉내 낼 수 없는 그 기업만의 사업모델을 활용한 공헌활동을 펴고 있다는 특징을 갖는다. 온라인 마켓플레이스 G마켓의 ‘후원쇼핑’과 싸이월드의 ‘사이좋은 세상’이 대표적이다. G마켓의 ‘후원쇼핑’은 판매자가 특정 상품의 판매액에 대한 일정액을 원하는 단체로 지정하면, 소비자는 그 상품을 구입함으로써 쇼핑도 하고 후원도 하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볼 수 있다. 이는 G마켓의 사업모델인 ‘온라인 마켓플레이스’를 후원사업에 십분 발휘한 케이스이다. 6월 초 오픈 이래 하루 평균 2백여 만원이 적립되고 있을 정도로 호응이 좋다. 공헌활동에서의 ‘블루오션 전략’이 얼마나 실질적으로 유용한가를 볼 수 있다.

‘사이좋은 세상’은 싸이월드의 대표적인 서비스인 미니홈피를 후원에 접목한 사례이다. 참여 단체는 기본적으로 미니홈피를 개설하여 회원들과 다양한 커뮤니케이션을 이룰 수 있으며, 아이템 판매를 통해 후원금을 적립해갈 수도 있다. 또한 ‘일촌 봉사단’을 결성해 자발적인 봉사활동으로 이끌어 내는 등 네트워크 서비스가 강한 싸이월드만의 공익활동을 펴고 있는 것이다.

후원사업의 블루오션 전략은 오프라인 기업과 단체에서는 크게 두 가지 방법으로 꾸준히 행해지고 있었다. 하나는 고유 생산품에 대한 지원이고, 다른 하나는 새로운 후원아이템을 개발하여 지속적으로 관리하여 새롭게 이미지를 자리매김하는 것이다. 한국해피타트의 사랑의 집짓기 운동에 한라시멘트가 시멘트를 지원하는 경우와 삼성화재의 시각장애인을 위한 안내견 지원사업이 대표적인 예이다.

이와 같은 후원방법은 성금 모금과는 달리 다른 기업들이 따라하기가 쉽지 않다는 공통점을 가진다. 자신만의 역량으로 자신만의 기획에 의해 실행되기 때문이다. 7월 초 네이버는 아름다운재단과 함께 후원포탈사이트인 ‘해피빈’을 정식 오픈했다. 네이버는 자신만의 강점인 포탈사업을 적용하기로 한 것이다.

이처럼 온라인 기업들이 블루오션 전략을 응용한 후원사업을 진행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후원쇼핑을 기획한 G마켓 담당자는 “기업의 사회공헌활동은 어떤 형태로든 해야 하는 것이 대세이다. 호의적인 이미지가 매출로 직결되는 시대이기 때문”이라며 “하지만 일회성, 단순 호의성 지원사업은 지속적인 기업이미지 상승에 오히려 걸림돌이 될 수 있다. 기업의 특징과 역량을 잘 살린 후원사업의 바탕 위에 단기적 지원사업도 빛을 발한다.”라고 밝혔다.

즉 이제는 사회공헌활동도 기업과 운명을 함께 할 수 있을 정도의 장기적이어야 하며, 지속적으로 수혜자에게 혜택을 줄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 결과적으로 ‘블루오션 전략’이 단초를 제공한 셈이다. 천편일률적인 후원이 아닌 누구도 흉내낼 수 없는 자신만의 ‘블루오션 후원활동’을 해야 하는 시대가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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