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의 진단 자제력 길러주고 사회분위기 개선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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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학생을 포함한 청소년들의 범죄가 급격히 늘어난 사회적 배경은 충분히 사회화되지 못한 청소년기에 전인적인 교육이나 사회환경의 개선 등 사전예방조치 없이 갑자기 두발 규제나 통행금지 등 사회적인 강압에서 풀어져 행동의 폭이 넓어졌기 때문이다.
또 이러한 상황에서 경제적인 여건이 청소년의 팽배한 욕구를 채워줄 수 없을 때 그에 대한 불만이나 반작용으로 청소년범죄가 나타나는 것이다.
고등학교나 대학입학이 제도적으로 용이해져 학업에 대한 부담감이 어느정도 멀어진 것도 청소년비행 급증의 한가지 원인이 될 수 있다.
즉 자제력이 부족한 상태에서 갑자기 주어진 자유, 쉽게 성인사회를 모방할 수 있는 사회풍토가 어우러져 청소년을 탈선의 길로 안내한다.
그러나 지금까지 우리사회의 청소년에 대한 관심은 너무 권위적이고 형식적인 선도에 그쳤고 그들 스스로의 행동에 책임을 지게하는 훈련이 부족했던 점도 사실이다.
자녀들이 바쁘고 무관심한 부모로부터 괴리된 상태에서 친구들과의 접촉시간이 길어지면 비행에 휩쓸릴 가능성이 커지게 마련이다.
청소년비행에 대한 대책은 통제만으로는 불가능하다. 청소년기는 가장 반발력이 강한 시기이기 때문이다.
청소년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가정·학교 ·관계당국 등 우리사회 전체가 협력해서 청소년을 하나의 인격체로 대해 스스로 재어할 수 있는 능력을 길러주고 그들이 스스로를 키워갈 수 있는 사회분위기를 마련해야 한다. 고영복교수<서울대·사회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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