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과 어깨 겨루는 맹렬 미여성들 해군장성·대학총장도 탄생|숫자 적으나 지위향상의 "개척자"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1면

미국여성의 사회진출은 전문직종과 최고 관리직, 남성만의 분야로 고집되어오던 영역으로까지 점차 확대되면서 80년대의 가장 커다란 흐름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근착 US뉴스 앤드 월드리포트지에서는 미국에서의 여성인구 및 취업·보수·결혼·교육정도에 관한 집계를 통해 여성들의 생활추이가 놀랄만한 양적인 팽창과 지위의 향상을 보여준 결과 대법원 판사를 비롯, 우주비행사·해군장성·대학총장·감리교회 감독·로비이스트 분야로까지 여성의 역할이 확산되고 있음을 지적하고 있다.
미국에 있어 여성인구는 전체인구의 45.3%를 점유, 18세 이상의 여성인구가 8천8백40만명, 종족의 비율은 백인이 85%, 흑인이 12%, 평균수명은 남성보다 10살 가량 높은 78세를 기록하고있다.
18세에서 24세까지 연령층에서의 교육정도는 남자가 34%, 여자가 35%의 대학진학률을 보이고 있고 특히 의대와 법대에서는 전체 졸업생중 여성이 각각 23.4%, 30.2%를 차지한다.
결혼은 궁극적으로 83%의 여성이 결혼을 하게되지만 60년대의 28.4%, 70년대의 35.8%에 비해 80년대에는 20∼24세 여성들의 과반수가 아직 미혼인 상태, 가족형태도 급증하는 이혼률 때문에 7가정중 1가정꼴로 여성이 꾸려나가고 있다.
여성취업률 역시 20년전의 38%에서 80년 현재 52.9%를 차지, 지난 20년동안 1천1백70만명의 증가를 보이고 있고 관리직분야에서도 여성취업률은 10년전(10.9%)에 비해 2배 정도(19.2%)의 증가율을 나타내고있다.
특히 여성의 취업률이 단연 압도적인 직종으로 비서직·타이피스트가 98.3%로 가장 우선이고 다음이 기록보관인(97.3%), 은행의 접수계(92.9%), 간호원·임상의·영양사(92.6%), 점원(71.2%), 교사(70.6%)순으로 꼽히고 있다.
이러한 일반적인 동향외에 80년에는 미개척 분야의 선구자로서 남성만의 직종에 과감히 도전한 맹렬여성들의 활약이 한층 돋보인다.
사실 그 동안 마담「퀴리」에 이어 의학분야로 두번째로 노벨상을 수상한 「로절린·옐로」를 비롯, 보스턴 오페라단의 여성지휘자 「세러· 캘드웰」 대법원판사 「샌드러·오코너」 등의 여류 인사들이 이미 여성지위 향상의 선도주자가 되고있으며 전문 경영직에 있어서도 50개의 유수기업중에 여성간부직의 진출이 5%, 주의원 12%, 상원의원2%, 여자 우주비행사가 8명 등으로 소수 나마 여성노동력의 고급인력화를 가능하게 하고있다.
대표적인 인물을 소개하면-.
▲여자우주비행사 「샐리·라이드」씨(31)=스탠퍼드 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라이드」씨는 내년 4월이면 푸른색 우주복을 입고 우주선 트랩을 밟을 예정.
「그 자신도 예상 못한 일」이라는 그녀는 우주계획에 참여함으로써 남자 동료들이 던지는 경계의 눈초리들을 『과연 그녀가 해내야 할 일이 무엇인가』를 직시함으르써 이겨냈다고.
최근 같은 길을 가고있는 우주비행사 「스티븐·헐리」와 결혼, NASA에 영원히 남기를 기대하고 있다.
▲해군사령관 「폴린·하링턴」(51)=로드섬 출신의 평범했던 「하링턴」씨는 교사보다 2배나 많은 봉급때문에 해군예비병이 된 경우. 『남편대신 해군을 택했다』는 그는 두번째의 여성 해군장성으로 본격적인 국제군사학을 전공했다.
어느 장소든 꼭 유니폼을 입는다.
성공의 비결은 여성이기에 2배 이상의 노력으로 직업전선에 임해야 한다는 신조 때문. 하다못해 남들이 4시에 퇴근하면 6시에 퇴근할 각오로 일하라는 게 최고 정상을 차지한 그의 숨은 노력이다.
▲로비이스트 「앤·웩슬러」(52)=철저한 정치인인 「웩슬러」는 민주당의 전략가로서, 고문으로서, 기업체의 이익을 대표하는 로비이스트로 활약하면서 정치적인 수완을 유감없이 발휘하고 있다.
정치에 입문하려는 여성을 위해 그가 들려주는 충고는 『믿을 것은 자신과 자신의 판단력』뿐이라고.
▲감리교회의 첫 여성감독「마조리·S 매두즈」(66)=위스콘신의 13만l천명여의 미국 감리교지도자로서 4년동안 임기를 맡을 감독 「매듀즈」는 설교자나 목사의 지위도 감히 꿈꾸지 못했다.
통신과정으로 신학에 발을 들여놓기 시작, 기어이 플로리다 주립대학에서 박사학위까지 취득한 그는 조그만 시골의 선교자에서 지금의 위치로 부상한 케이스. 이혼 경력이 있으며 아들과 손자를 둔 그는 미시간주에서 여자목사에게 설교를 들으면 파멸하리라는 동료들의 비난까지 감수하면서 오늘의 정상을 차지했다.
▲부은행장 「덜라일러·로드리게스」(36)=두 아이의 엄마이기도 한 「로드리게스」는 작은 시 하나와 버금가는 미국 굴지의 은행의 책임자다. 약학 전공으로 「매뉴팩처스 하노버」은행에 71년 신용조사원으로 입행, 그녀 말대로 적극성과 솔선수범으르 지난 2월 드디어 부은행장으로 승진한 케이스.
▲시카고 대학총장 「해너·홀번·그레이」(52)=「찰리즈·M·그레이」와 결혼하고 하버드대학에서 5년 정도의 경력을 지닌 채 시카고대학에서 역사학을 가르친 남편을 따라 동행, 연구실의 동료로서 근무한 이래 그녀는 교수직에서 점차 행정관리직으르 자리바꿈을 하고 있었다.
그는 전보다 무언가 달라졌으리라는 신념으로 오늘도 총장자리를 지키고있고 아가데미 세계에서 여자총장이 받아 쥔 계기가 후배들에게 커다란 격려가 될 것으로 믿고있다. <육상희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