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심교 기자의 맛깔 여행]드라이에이징 한우·산약초 전문점 '고기고'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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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산지대에서 캐낸 귀한 산약초에 드라이에이징 기법으로 숙성한 한우를 한상 가득 푸짐하게 먹을 수 있다면? 지난 11월 강남 도산공원 입구에 3층 규모 '고기고(gogigo)'가 오픈했다. 드라이에이징 한우와 자연산 산약초의 환성적인 궁합으로 고기와 채소 매니아들은 물론 강남권 고객들의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4일, 고깃집 같지 않은 고깃집 외관이 기자의 호기심을 자극했다.

▲ 서울 강남구 도산사거리 입구에 오픈한 고기고 외관
드라이에이징 한우는 다른 숙성법으로 깊은 맛

드라이에이징이란 '드라이(Dry·말리다)'와 '에이징(Aging·숙성하다)'의 합성어다. 고기고는 마블링이 적은 한우를 건조·숙성해 드라이에이징 한우를 만든다.

숙성 기간은 2~4주, 저장온도는 1~3℃, 습도는 70~85%로 유지한다. 숙성시킨 고기는 겉이 딱딱해지는데, 겉을 떼어낸 후 남은 속살을 먹을 수 있다. 등심(4주), T본(3주), 갈비(2주), 안심(2주) 등 한우의 각 부위 성질에 따라 건조·숙성 기간이 다르다.

▲ 드라이에이징 한우 숙성 냉장고
이렇게 드라이에이징한 고기는 단백질이 응축하면서 맛은 더 고소해지고 육질은 부드러워지며 육즙도 풍부해진다. 드라이에이징 한우에는 꼭 필요한 수분만 남는데 씹을수록 풍미가 깊다.

불포화지방산도 늘어난다. 불포화지방산은 호르몬 및 세포막을 만드는데 필요한 재료로, 기억력을 좋게 하고 치매를 막는데 도움이 된다. 혈관을 청소하고 혈중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춰 성인병을 예방한다. 이처럼 불포화지방산이 풍부한 드라이에이징 한우는 1등급 원료육을 사용하는데 맛이 두세 등급 이상 좋아진다.

▲ 산약초(위)와 본인립아이(Born in Ribeye)
고기고에 숨은 뜻은 최고의 한우 맛 창고

'고기고'는 우리말 '고기'와 영어 '가다(Go)'의 합성어로, 고기를 먹으러 간다는 뜻이다. 고기고의 마지막 글자 '고'는 최고의 드라이에이징 한우 맛을 내기 위해 고기를 숙성 보관하는 창고(庫)의 뜻도 담았다. 즉 최고의 한우 맛을 내는 장소(고기고)로 고기를 먹으러 가자는 의미다.

고기고 본점(압구정점) 이승환 부점장은 "고기고의 영문명(gogigo)을 한글 자판으로 치면 '해야 해'가 된다"며 "맛있는 고기와 건강한 밥상을 손님께 대접해야만 한다는 일념으로 매장을 오픈했다"고 말했다.

▲ T본 스테이크 [출처: 고기고]

▲ 드라이에이징 안심 스테이크 [출처: 고기고]

고품질 드라이에이징 한우와 더불어 고기고에서는 시중에서는 구할 수 없는 자연산 산약초 20여 종이 밥상에 오른다. 천연 약재 및 재료로만 맛을 내는데 전국 팔도 고산지대에서 활동하는 심마니들이 직접 채취한 자연산 산약초가 그 주인공이다. 도심에서는 맛볼 수 없는 친환경 식사와 반찬으로 고객에게 건강한 먹거리를 제공한다.

산에서 채취한 자연산 산약초는 일반 재배품종에 비해 많게는 10배 이상 효능이 큰 것으로 알려져 있다. 뼈를 잘 붙게 한다는 접골목, 천식·기침을 잠재우는 머위, 수족냉증을 완화해주는 옻순, 알츠하이머성 치매를 막아준다는 싸리버섯 등 심마니가 캐 온 각종 희귀한 산약초를 만나볼 수 있다. 산후풍에 좋은 생강나무 잎, 허리 통증을 줄여주는 어수리, 자궁건강을 돕는 오가피 잎 등 산모 건강에 도움이 되는 산약초도 상차림을 가득 채워 산모들에게도 입소문이 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