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이 그를 구했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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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브레즈네프」는 사망당시 정변으로 실각하기 직전의 상태에 있었다고 런던에서 발행되는 데일리익스프레스 지가 12일 보도했다.
또한 데일리 메일 지는 「브레즈네프」가 지난 7일 10월 혁명기념군사퍼레이드에 참석한지 몇 시간 뒤 뇌출혈로 쓰러졌으며 크렘린병원의 응급실에 이틀동안 있었다고 말했다. 데일리 익스프레스의 「마이클·에번즈」 기자는 신원을 밝히지 않은 서방정보소식통들의 말을 인용, 이 소식통들이 크렘린내부에서 정변이 발생할 것으로 예전하고 이를 주시하고있던 중 「브레즈네프」의 사망소식을 듣고 놀랐다고 말했다.
소련관영 타스통신은 「브레즈네프」가 10일 심장마비로 사망했다고 보도했으나 「에번즈」 기자는 『일부 서방관측통들은 그가 어떻게 죽었는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에번즈」 기자는 이어 3주일 전까지만 해도 소련지도층 내부의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요인으로는 「브레즈네프」의 고령만이 유일하게 거론되었으나 모스크바 박물관에 전시돼있던 「브레즈네프」의 「영웅적인 업적」을 보여주는 전시물이 철거된 뒤로 런던에서는 「브레즈네프」가 실각한 것으로 예상하고 있었다고 말하고 『죽음이 그를 구해준 것』이라고 덧붙었다.
한편 데일리 메일 지의 「데니스·블루위트」 기자는 모스크바발 기사에서 「브레즈네프」가 7일 군사퍼레이드를 참관한 뒤 수 시간만에 뇌출혈을 일으켰으며 크렘린병원의 응급실에서 2일간 목숨을 잇고 있었으나 10일 아침식사 시간 무렵 사태가 돌이킬 수 없이 악화돼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손자와 잠자다 변사>
○…「브레즈네프」는 모스크바의 자택에서 참을 자던 도중 사망했다고 소련소식통들이 12일 전했다.
「브레즈네프」가 9일 밤 자택에서 손자손녀들과 지내다가 잠자리에 들었으나 10일 아침 가족들이 침실로 갔으나 깨어나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 소식통들은 가족들이 10일 아침 그를 한 병원으로 급히 옮겼으나 의사들도 그를 소생시키는데 실패했다고 말했다.

<키릴렌코 나타나>
○…지난주 소련 볼셰비키혁명 65주년 기념식장의 정치국원 석에서 모습을 보이지 않아 여러 가지 의혹을 불러일으켰던 「안드레이·키릴렌코」(76)가 12일 「브레즈네프」에게 조의를 표하기 위해 모습을 나타냈다.
소련 소식통들은 「키릴렌코」가 「브레즈네프」의 유해가 안치된 노동조합본부건물에서 정치국원들이 줄지어 「브레즈네프」의 관 옆에서 마지막 경의를 표할 때 따로 떨어져 서있었다고 말해 그가 이미 정치국원 직을 상실했음을 시사했다.

<보좌관건의 물리쳐>
○…「레이건」 미국 대통령은 대통령 자신이 고「브레즈네프」 소련공산당서기장 겸 최고회의간부회의장의 장례식에 참석하는 것이 좋겠다는 대외문제담당 고위보좌관들의 권고를 거절했다고 워싱턴포스트지가 12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슐츠」국무장관이 이 같이 권고했으며 「클라크」 국가안보담당보좌관이 이에 동조했으나 이를 반대했다고 덧붙었다.

<한때 소생 위해 노력>
○…「브레즈네프」 소련공산당서기장의 사망발표가 24시간이상 지연된 것은 그의 죽음이 의학적으로 판명된 이후에도 치료를 맡았던 주치의들이 그를 소생시키기 위한 갖가지 치료방법들을 동원하는데 많은 시간을 소비했기 때문이라고 소련의 비공식 소식통들이 l2일 말했다.
이 소식통들은 「브레즈네프」가 10일 새벽 심한 심장병 증세를 보여 크렘린궁으로부터 2블록 떨어진 전용병원으로 급송, 치료를 받자 이날 상오8시30분(현지시간)쯤 사망했으나 치료를 맡았던 의사들이 그를 소생시키기 위해 상당시간을 소비함으로써 사망발표가 지연됐다고 밝혔다.【외신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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