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중 + 일 4세대 휴대폰을 잡아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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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8면

중국과 일본이 4세대 휴대전화 개발을 위해 서로 손을 잡았다. 앞서있는 한국을 뒤쫓기 위해서다.

4세대 이동통신 서비스는 정지 상태 또는 저속 이동 환경에서는 초당 1기가비트의 전송 속도를 낼 수 있는 첨단 기술로 현재 서비스 중인 유선 초고속 인터넷보다 최소 10배 이상 빠른 속도를 자랑한다. 데이터 전송 속도가 빠른 데 따라 고화질의 동영상과 3차원 입체 동영상을 휴대전화로 즐길 수 있다.

이와 같은 미래의 '황금알'을 선점하기 위해 향후 한국과 중.일 연합군의 격돌이 예상된다.

◆중국과 일본의 잰걸음=일본 총무성은 24일 중국과 일본이 4세대 휴대전화 개발을 위한 공동프로젝트를 시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고 AFP통신이 보도했다.

양국 정부 관리들은 이를 위해 26일 도쿄에서 회동할 예정이다. 총무성 측은 "이번 만남에서 세계 표준을 확보하기 위한 연구개발에 서로 협력한다는 내용의 기본 합의문에 서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같은 정부간 회담은 앞으로 정기적으로 열릴 예정이며 기업가.학자.관리들이 참여하는 포럼도 구성할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가는 한국=한국은 차세대 이동통신 서비스 개발에 한발 앞서가고 있다. 지난해 12월 삼성전자와 한국전자통신연구소(ETRI)는 세계 최초로 휴대인터넷(와이브로) 장비 개발 및 시연에 성공했다. 휴대인터넷은 3세대와 4세대의 중간인 3.5세대 이동통신 서비스로 고속으로 이동하면서도 무선으로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는 기술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또 3.5세대 이동통신 서비스인 HSDPA(고속하향다운로드패킷접속) 상용장비를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현재 상용 서비스중인 3세대 이동통신서비스(WCDMA)보다 데이터 전송 속도가 6배가량 빨라 끊김 없는 동영상 통화는 물론 대형 동영상 파일을 빠르게 다운로드할 수 있다. 10분 만에 1기가바이트 용량의 영화 콘텐트 한 편을 휴대전화에 내려받을 수 있다.

중.일의 연합 움직임에 한국 업계의 대응도 본격적으로 나오고 있다.

삼성전자는 기술 표준을 선점하기 위해 오는 29일과 30일 이틀간 제주도에서 업체 관계자는 물론, 학계와 정부 관계자들이 대거 참가하는 4세대 이동통신 국제 포럼을 개최한다. 삼성전자 이기태 사장은 이와 관련,"지금까지 해외 업체들이 만든 표준을 사용하는 바람에 기술료를 지급해왔다"며 "4세대만은 우리 손으로 표준을 제정해 기술료를 받고 싶다"고 말했다.

이희성.권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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