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수돌린 순간 공중전은 없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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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대북AP·CNA=연합】대만에 망명한 중공조종사 오영근씨(25)는 3일 지난달 16일 자유를 찾아 중공으로부터 미그-19기를 몰고 한국으로 넘어올 때 추격하던 다른 중공공군기와 공중전을 벌이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오씨는 이날 대북에서 외신기자들과 가진 회견에서 자신이 기지로부터 이륙한지 약 12분 후 중공의 레이다가 자신의 망명을 탐지하여 전투기 1대를 출격시켰다고 밝히고 그러나 이전투기는 자신을 따라 잡을 수 없었으며 따라서 사격을 가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오씨는 자신이 중공으로부터 탈출할 때는 죽어도 되돌아가지 않기로 작정했다면서 어떤 위험에도 대처할 준비를 충분히 갖추고있었다고 밝혔다.
자유중국정부로부터 2백 7O만 달러의 보상금을 받게될 오씨는 중공공군의 현황에도 언급, 현재 사용되고있는 공군기의 대부분이 구식들이며 소제 미그-21기는 극소수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그는 중공군에 입대하려면 철저한 성분조사를 거쳐야만하며 가정환경은 조부 대까지 참조한다고 말했다.
그는 군복무 중 3등 훈장을 받았다면서 『중공군부대에 내가 망명했다는 말을 하면 믿으려 들지 않을 것』이라고 미소를 띠며 말했다.
국제문제와 자유중국의 발전상을 어떻게 그토록 소상히 알고 있느냐는 질문에 오씨는 지난 79년 중공이 개방정책을 편 후 홍콩으로부터 온 화교 및 외국인들과 접촉해서 알게되었다고 말했다.
오씨는 이어 중공내부문제에 언급, 중공의 고위간부들 사이에는 부패가 만연하고 있으며 그들은 이를 당연히 여기고있다고 밝혔다.
그는 한 공군고위장성이 시골로 나가 진귀 식품으로 꼽히는 거북·개구리·새우등을 구하기 위해 자신에게 특별비행명령을 내린 적이 있다고 말하면서 그러나 이 장성은 그후 한 신문에 기고한 글에서 고위간부들은 어떠한 특별대우도 받아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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