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서진 벽에서 이소룡이 발차기를…프랑스 마을의 특별한 벽화들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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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생테티엔에 거주하는 오크 오크(Oak Oak)는 그냥 지나쳐버리기 쉬운 마을의 ‘흠집’들을 근사한 작품으로 바꿔놓는다.

오크의 작품은 관찰력과 상상력을 기반으로 한다. 벽에 간 금, 조각난 벽돌, 아무렇게나 자란 넝쿨, 심지어 나무의 그림자까지도 그의 도화지가 된다. 그는 도시에 숨어 있는 이 도화지들을 찾기 위해 “매일 많이 걷는다”고 했다. 또 매력적인 ‘흠집’을 발견하면 곧 치수를 재고 집으로 돌아와 무엇을 어떻게 그릴지 계획을 세운다. 낙서처럼 보이는 간단한 만화 컷 하나도 이렇듯 철저한 구상 하에 만들어진다.

예를 들면 콘크리트가 비뚤하게게 눌린 자국은 낙타가 넘는 사막 언덕이 되고, 부서진 벽은 배우 이소룡의 발차기 연습장이 된다. 살이 하나 빠진 철창문으로는 죄수의 탈옥 장면을 묘사하고, 방향 없이 자란 넝쿨에는 귀여운 캐릭터를 그려 넣었다.

독특한 방식으로 도시 예술을 진행하고 있는 이유를 그는 “사람들이 더 이상 주목하지 않는 부분이 다시 집중받기를 바란다”며 “생테티엔으로 이사 온 뒤 이 도시가 회색빛을 덜 띠는 동시에 더 재미있도록 만들고 싶었다”고 말했다. 오크는 평소 삶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로 유머를 꼽았다.

조은비 온라인 중앙일보 인턴기자
ceb9375@joongang.co.kr
[사진 오크오크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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