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화재, 해외 사모펀드에 매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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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1면

1대 주주와 2대 주주가 경영권 다툼을 벌인 쌍용화재가 해외 사모펀드에 팔린다.

쌍용화재는 1대 주주인 세청화학과 2대 주주인 대유컨소시엄이 하와이 소재 사모펀드인 호누아 인베스트먼트에 지난 22일 보유 주식을 매각하기로 계약을 했다고 23일 밝혔다. 이번 계약이 마무리되면 쌍용화재는 외국계 자본에 팔린 첫 번째 국내 손해보험회사가 된다.

매각 대상 주식은 1, 2대 주주가 갖고 있는 390만 주와 이들이 다른 주주로부터 의결권을 위임받은 111만 주다. 이는 전체 주식의 49%다. 후순위 전환사채(200억원)도 함께 매각한다. 호누아 인베스트먼트가 전환사채를 나중에 주식으로 전환하면 지분이 50%를 넘게 된다. 주식 매각 가격은 주당 5500원으로 알려졌으며, 전환사채를 포함한 총 매각 가격은 476억원이다.

국내에 생소한 호누아 인베스트먼트의 투자자는 주로 금융회사이며 보험사도 포함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호누아 인베스트먼트가 아직 쌍용화재의 지배주주 승인 신청을 하지 않았다"며 "신청서가 접수되면 자격 요건을 따져 승인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행 보험업법과 감독 규정은 사모펀드가 보험사를 인수하는 경우에 대해 특별히 명시하지 않고 있다. 쌍용화재는 1, 2대 주주 간에 경영권을 둘러싸고 마찰을 빚어왔으며, 이 때문에 금감원이 특별 검사를 하기도 했다.

김창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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