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옥스' 부작용 50조원 물어줄 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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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진통제 바이옥스의 부작용에 대해 거액을 배상하라는 판결에 따라 제조사인 미국 3위의 다국적 제약회사 머크가 앞으로 최고 500억 달러(50조원)를 물어줄 위기에 처했다. 미 CNN은 23일(현지시간) 전문조사기관인 FBR의 조사 결과를 인용, "앞으로 바이옥스 관련 소송이 10만 건으로 늘어나 전체 배상액 규모가 500억 달러에 달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이 같은 천문학적인 배상금을 물게 되면 머크가 파산을 면키 힘들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면서 머크 주가는 지난 19일 7.7% 하락한 데 이어 22일에도 0.57% 떨어졌다.

바이옥스는 1999년 미 식품의약국(FDA)에 승인받은 이후 지난해까지 세계적으로 2000만 명 이상이 사용했을 정도로 각광받던 관절염 진통제였다. 그러나 지난해 장기 복용에 따른 심장마비와 뇌졸중 부작용이 알려지면서 대규모 소송의 표적이 돼 현재 4200여 건의 재판이 진행되고 있다.

이 와중에 지난 19일 미국 텍사스에서 바이옥스 부작용 피해자 가족에게 2억5300만 달러의 배상금을 주라는 1심 판결이 내려지자 앞으로 유사 소송이 전 세계적으로 폭증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한편 한국에서는 의사의 처방에 따라 사용하는 전문의약품인 바이옥스가 부작용이 알려지면서 지난해 10월부터 판매금지됐다.

뉴욕=남정호 특파원, 김창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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