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금 가로챈 동료 납치한 조선족 근로자들

중앙일보

입력

 공사현장에서 임금을 가로채 달아난 조선족 근로자가 동료들에게 납치당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경남 양산경찰서는 5일 직장 동료를 납치해 가둔 혐의로 조선족 김모(45)씨와 건설회사 차장 최모(40)씨 등 4명을 붙잡아 조사 중이다. 이들은 지난 4일 오후 7시30분쯤 경남 양산시의 한 대형마트 앞 도로에서 조선족 서모(33)씨를 승합차에 강제로 태우고 준비한 테이프로 손을 묶은 혐의다.

경찰 조사 결과 이들은 지난 9월까지 전남 나주혁신도시 건설현장에서 함께 일했다. 건설회사 직원이 서씨에게 “동료 10명의 월급을 줄테니 나눠주라”며 3734만원을 건냈지만 서씨는 이를 가로채 달아났다. 월급을 받지 못하게 된 김씨 등은 건설회사 직원들과 함께 서씨를 찾아나섰다. 수소문 끝에 양산시에서 서씨를 발견한 이들은 준비한 차량으로 납치했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서씨를 차량에 태우고 도주한 이들은 납치 장면을 목격한 행인이 112에 신고해 범행 장소 인근에서 붙잡혔다.

이들은 경찰 조사에서 “서씨에게 같이 경찰서로 가자고 했지만 심하게 거부해 납치했다”고 진술했다. 배광호 양산경찰서 형사팀장은 “일부 조선족 근로자는 불법체류자인 것으로 확인됐다”며 “사법처리와 강제추방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양산=차상은 기자 chazz@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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