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청 발표에 이의 제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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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찬 등 국민의 정부 시절 전 국정원장들이 22일 오후 시내 모처에서 김승규 국정원장과 면담했다.

이날 면담은 이들 전직 국정원장의 요청으로 이뤄졌다. 천용택 전 원장을 제외한 이종찬.임동원.신건 등 전 국정원장 3명과 국정원에서 김 원장과 1, 2차장 등 주요 간부가 배석했다.

국정원 측은 "4시간여에 걸쳐 이뤄진 이날 면담은 지난 5일 국정원이 불법 도청 사실을 발표한 취지와 배경을 설명하는 자리였다"고 밝혔다. 그러나 구체적인 면담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전직 국정원장들은 ▶합법 감청과 불법 도청을 구분하지 않고 국정원이 발표한 것 ▶국정원 관계자들에 대한 조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성급하게 발표한 것 등에 대해 문제 제기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김 원장은 5일 발표는 정권 차원의 도청이 아닌 실무 차원의 도청이 일부 있었다는 사실을 고백한 것이라는 입장을 재확인하면서 이해를 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정원 관계자는 "전직 국정원장들이 면담을 통해 오해를 상당 부분 해소한 것 같다"고 전했다. 당초 전직 국정원장들은 면담 후 자신들의 입장을 언론을 통해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지만 실제 발표는 이뤄지지 않았다.

한편 국가정보원(옛 안기부)의 불법 도청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도청수사팀은 천용택 전 국정원장에게 23일, 오정소 전 안기부 1차장에게 24일 각각 검찰에 나오라고 통보했다고 22일 밝혔다.

검찰은 또 미림팀이 활동했던 1994년 6월~97년 11월 당시 안기부장 및 차장들을 이번주 중 소환조사할 계획이다. 당시 안기부장은 김덕.권영해씨, 차장(국내담당)은 오정소.박일룡씨 등이다.

이수호.장혜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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