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청 덮은 설치미술 "한 장만 달라" 요청 쇄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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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시청 본관 건물을 뒤덮은 설치미술 작품 ‘태극기 휘날리며’ 앞에서 시민들이 사진을 찍고 있다. 오종택 기자

"서울 시청사처럼 우리 부대 막사에 태극기들을 걸어두고 장병의 애국심을 함양하고 싶습니다." (경기도 연천의 한 군부대 대대장)

"가족들과 한국 여행 중입니다. 열두 살 먹은 딸이 꼭 한 장 가져가고 싶다는데 어떻게 안 될까요?"(한국 여성과 결혼한 한 스위스 남성)

서울시가 광복 60주년을 맞아 시청사 본관 건물을 3600개의 소형 태극기(1.35×0.9m)와 1개의 대형 태극기(17.1×11.4m)로 덮어 만든 설치미술 작품 '태극기 휘날리며'가 시민.관광객의 인기를 모으고 있다.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에는 태극기에 덮인 시청사 모습을 사진에 담으려는 사람의 발길이 줄을 잇고 있으며, 서울시 문화재단과 시 문화과에는 "전시에 사용된 소형 태극기를 기념으로 간직할 수 없겠느냐"는 문의가 하루 수십 통씩 오고 있다.

이에 따라 시는 '태극기 휘날리며'의 전시 기간을 두 차례나 연장했다. 애초 16일까지만 전시할 계획이었지만 10일 제막식 때 시민 반응이 좋자 18일까지로 1차 연장했으며, 광복절 행사 뒤에도 기념촬영 하려는 시민이 줄을 잇자 21일 오후 10시로 다시 미뤘다.

이와 함께 시는 소형 태극기를 전시가 끝난 뒤 원하는 시민에게 무료로 나눠주되 신청 탈락자의 불만을 최소화하는 방안을 짜느라 고심하고 있다. 박희수 시 문화과장은 "신청자에 대해 선착순으로 나눠주는 방안과, 기간 내 신청자 중에서 추첨하는 두 가지 방안을 놓고 고민 중"이라며 "늦어도 주말까지는 방침을 정해 별도의 전용 전화선 또는 인터넷으로 접수토록 하겠다"고 밝혔다.

전시 태극기는 모두 방수 처리됐으며 윗부분을 그물에 묶어 휘날리게 했기 때문에 위쪽 좌우에 구멍이 뚫려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태극기 휘날리며' 설치비에는 1000여 만원의 예산이 들어갔다"고 밝혔다.

신준봉.권근영 기자 <inform@joongang.co.kr>
사진=오종택 기자 <jongta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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