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 골프 '3웅시대'… 미켈슨, PGA챔피언십 우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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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귀를 맞은 것 같다."

지난 3월 포드 챔피언십에서 타이거 우즈(미국)와 챔피언조 경기를 벌이다 한 타 차로 준우승에 머문 뒤 필 미켈슨(미국.사진)이 한 말이다. 그러나 미켈슨은 16일 새벽(한국시간) 끝난 PGA 챔피언십에서 시즌 메이저 3승에 도전하던 우즈를 제치고 우승을 차지, 그날의 치욕을 씻어냈다.

미켈슨은 시즌 마지막 메이저대회인 이 대회 우승으로 어니 엘스(남아공)를 제치고 세계 랭킹 3위로 올라섰다. 상금 랭킹과 평균 타수에서도 미켈슨은 우즈와 비제이 싱(피지)에 이어 3위다.

세 선수는 올 시즌 PGA 투어에서 나란히 4승씩을 기록했다. 프로골프가 3강 구도로 재편되는 분위기다. 어니 엘스는 올 시즌 부진했으며 무릎을 다쳐 경쟁에서 처지고 있다.

우즈는 올 시즌 4개 메이저대회에서 2개 대회를 우승하고, 나머지 2개 대회에서 준우승과 4위를 차지하면서 완벽하게 부활했다. 우즈는 "연말에 만 30세가 되는데 골퍼는 30대가 전성기다. 정말 기대된다"고 자신감을 드러내고 있다.

지독한 연습벌레인 싱은 샷이 완벽에 가까워지고 있다는 평가다. 드라이브샷과 아이언샷을 합산해 점수를 매기는 볼스트라이킹 능력에서는 세 선수 중 가장 앞서 있다. 미켈슨은 메이저대회에서 약하고, 우즈 공포증이 있다는 평가도 받았지만 이번 대회 우승으로 자신감을 완전히 회복했다.

전문가들은 적어도 내년까지는 우즈.싱.미켈슨의 삼국지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이들 '3인방'은 18일 밤 미국 오하이오주 애크런의 파이어스톤골프장에서 개막하는 NEC인비테이셔널(총상금 750만 달러)에 출전, 다시 자웅을 가린다.

성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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