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자녀간대화, 한국이 가장 적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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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일본수상실은 가정이 청소년들의 발달에 중요한 역할을 미친다는 기본취지에서 지난 5월「청소년과 가정환경」에 관한 국제조사 결과 보고를 내놓았다. ▲가정환경 ▲부모와 자녀와의 관계 ▲주부와 취업이란 항목으로 일본을 비롯, 한·미·영·독·불의 부모를 대상으로 실시한 비교연구서다.
가정환경에 있어서는 유럽과 미국의 가정이 빈번한 이혼으로 인해 편부나 편모의 슬하에서 자라 불안한 환경임에 비해 한국·일본의 청소년들은 비교적 부모들과의 상호관계및 경제상태에 만족하는 것으로 집계되고 었다.
이혼율은 미국이 5·6%, 독일이6·7%에 이르고있고 프랑스와 영국이 2%, 한국과 일본이 각각 0·1%, 0·3%.
그러나 서구사회의 높은 이혼율과는 대조적으로 부모와 자녀와의 관계는 단연 서구사회가 밀접하다. 서구사회의 부모들이 자녀들과 함께 여행이나 연극·영화·산보를 통해 충분한 대화를 갖는 반면 한국과 일본에서는 월등히 낮고, 특히 한국은 부모와 자녀와의 접촉및 대화빈도가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공통적인 점으로는 부모들이 자녀들에 대해 「공부를 열심히 하지않는다」(14·4%), 「도전적이고 어른의 말을 잘 듣지 않는다」(10·3%), 「자기 생각들을 좀처럼 부모들에게 털어놓지 않는다」(9·4%)의 내용들을 불만으로 여기고 있다.
특히 「노약자와 장애자」에 관한 교육을 강조하는 서구사회와는 대조적으로 한국과 일본에서는 「여자는 현모양처가, 남자는 훌륭한 남성이 되는 법을 배워야한다」 「자녀는 엄하게 길러야한다」는 항목을 절대적으로 선호하고 있어 흥미롭다고 취업에 대한 태도는 한국과 일본의 남편들이 주부의 취업을 부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특히 한국에서는 여성들이 결혼후 직업을 갖는 것이 남편의 입장에서 달갑지 않을뿐더러 가사와 자녀의 가정교욱이 주부 취업에 의해 영향을 받는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 결과 주부 취업률은 미국이 59%, 영국이 46·9%, 일본이 48·3%, 한국은 28·6%에 불과하다.
3대가 함께 사는 대가족비율은 일본이 27·6%로 가장 높고 그 다음이 한국으로 14·1%,유럽국가들은 2∼4%에 그치고 었다.
그러나 국적을 초월해 이들 6개국가의 부모들은 한결같이 「부모들이 자녀에게 행하는 예절과 교육에는 한계가 있지만 이론보다 사랑이 자녀의 교육과 예절의 바탕이 된다」는 점에서는 일치하면서 자녀를 교육시키는 데는 학교나 사회보다 가정이 훨씬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육상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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