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학교수가 한글기계화연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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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어문계통과는 거리가 먼 이론물리화학자인 최동직교수(고려대화학과)가 우리말과 글의 실용화·기계화작업에 몰두, 「두벌식한글타자기」를 고안하는가하면 한글의 전자계산기·텔릭스 이용방안을 연구하고있다.
최교수는 우리말 연구와 교육의 선구자인 외솔 최현배선생의 장손.
외솔이 『한글을 통해 선진문물을 받아들여 우리실정에 알맞게 소화시킨다음 우리의 문화로 토착시켜야된다』고 생전에 주장했다면서 장손인 최교수는 전공인 사회열역학을 바탕으로 한글을 실생활에 응용, 기계화하는데 뜻을 두고있다.
75년부터 한글기계화연구회를 이끌어온 최교수는 첫작품으로 지난해8월 외솔타자기란 이름이 붙은 두벌식 한글표준타자기를 고안, 실용화했다. 「두벌식 한글타자기」는한글을 자음과 모음으로 구분, 받침은 받침키를 치도록해 건반 수를 줄인것으로 종전의 4벌식보다 크게 간편해진것.
최교수는 외솔타자기의 배우고 사용하기에 간편한 잇점을 들어 국민학생으로부터 직장인에 이르기까지 실생활에 이용할수 있도록 강습회를 통해 이를 보급하고 있다.
서울대화학과를 나와 미국버지니아대학에서 이론물리화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은 최교수는 한글의 실용화에 몰두하기 위해 72년부터 재직해온 교수직을 3월부터 휴직했다.
그의 앞으로의 계획은 한글이 전지계산기와 텔릭스에 이용될수있도록 국산기계를 제작하는것.
최교수는 『한글 기계화작업은 우리말 사랑을 나라사랑으로 승화시킨 할아버님의 뜻을 이은것』이라며 『한글의 본질에 관한 연구보다는 한글의 응용에 눈을 돌려 우리말의 통일을 통해 민족과 문화의 동질성을 추구해야할 때가 왔다』고 말한다. <한천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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