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수'야 같이 가! … 인덱스펀드 신났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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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증시 활황이 이어지면서 주가지수를 그대로 따라가는 인덱스펀드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특히 최근 상승장을 대형 종목들이 이끌면서 대형 우량주 움직임에 민감한 인덱스펀드의 수익률이 웬만한 주식형펀드를 앞지르는 상황이다.

일반 투자자 입장에서는 어떤 펀드를 고를지 고민할 필요가 없는데다 수수료(보수) 부담도 매우 낮다. 일부 증권사에서는 수수료 수준을 더 낮춘 인덱스펀드의 판매를 준비 중이다.

◆ 안정적인 수익률=인덱스펀드는 주가지수나 우량종목 위주의 코스피200 지수 등을 그대로 따라가도록 만들어진 펀드다. 현재 국내에서 운용중인 인덱스펀드는 90여개로 설정액은 1조3000억원대다. 이중 대부분인 73개 펀드(1조1300억)가 코스피(KOSPI)200 지수를 따라간다.

펀드평가회사 제로인의 분석에 따르면 코스피200 추종형 인덱스펀드들의 1개월 평균 수익률은 8.45%로 같은 기간 주식 비중 70% 이상인 성장형펀드의 평균 수익률(6.78%)을 크게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3개월 수익률도 인덱스펀드 쪽이 높다. 제로인 이재순 조사분석팀장은 "최근 상승장이 중소형주보다는 대형 우량주 위주여서 이런 결과가 나온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펀드 특징=인덱스펀드는 주가지수 수익률만큼의 이익을 얻어주는 것 외에 수수료가 싸고 리스크가 적다는 게 장점이다.

제로인에 따르면 국내 인덱스펀드의 평균 수수료(보수)는 설정액의 1.5%로 일반 성장형펀드(2.5~3%)의 절반 수준이다. 펀드마다의 특성도 큰 차이가 없어 펀드를 고르기도 쉽다.

랜드마크투신운용 김일구 본부장은 "인덱스펀드의 운용 형태는 거의 차이가 없기 때문에 투자자 입장에서 펀드 선정을 고민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일반 펀드와 달리 운용사 내부 사정으로 펀드 매니저가 바뀌어도 펀드 운용이 달라질 위험이 적은 것도 특징이다.

◆ 관심 높아져=이런 특성에 따라 선진국에서는 인덱스펀드가 일반 주식형펀드보다 비중도 크고 장기 수익률도 높다. 미국의 경우 5년 이상 장기투자를 전제로 할 때 인덱스펀드보다 수익률이 높은 주식형 펀드는 10%도 안된다. 대우증권 상품개발마케팅부 김희주 팀장은 "국내의 경우 간접투자자들도 지수 상승률보다 훨씬 높은 수준을 기대하기 때문에 보수적인 인덱스펀드의 인기가 아직 덜한 것으로 보인다"며 "또 국내 인덱스펀드의 수수료가 일반 펀드보다는 낮지만 아직 충분히 싸지 않기 때문이라는 평가도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일부 증권사에서는 수수료 수준을 확 낮춘 인덱스펀드의 출시를 서두르고 있다. 미래에셋증권 관계자는 "인터넷 판매망을 통해 수수료 수준을 기존 상품보다 대폭 낮춘 인덱스펀드를 팔기로 하고 출시 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승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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