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중공 합작영화『미완의 대국』|동경·북경서 동시에 개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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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일-중공 국교정상화 10주년을 맞아「스즈끼」(영목선행)일본수상의 중공방문 등 양국간의 교류가 활발한 가운데 최근 양국 최초의 본격합작영화『미완의 대국』<사진>이 일본과 중공에서 동시에 개봉돼 화제가 되고있다.
이 영화는 최근 양국관계를 거북하게 했던 교과서왜곡 기술문제와는 달러 중일전쟁을 배경으로 가해자와 피해자의 입장을 냉철히 묘사했다는 점에서 높이 평가되고 있다.
1924년 북경을 방문한 일본의 명기사「마쓰나미」(송파린작)는 『강남의 기왕』으로 불리는 황역산을 만나 대국을 갖는다. 그러나 두 사람이 맞수를 주고받는 사이에 헌병이 들이닥쳐 황을 붙잡아가고 중국과 일본간에는 전쟁이 발발한다.
황의 아들인 아명은 아버지를 능가할만한 바둑의 천재. 「마쓰나미」는 아명의 재능을 키워주기 위해 그를 일본에 데리고 돌아온다. 일본에서 성장한 아명은 「마쓰나미」의 외동딸 파와 사랑에 빠지게되고 마침내 부부의 연을 맺는다.
그러나 아명은 전쟁으로 유린당하는 조국에 돌아가기로 결심을 굳히지만 일본헌병대의 함정에 빠져 살해되고 만다. 파 역시 남편의 죽음에 쇼크를 받아 목숨을 잃는다.
전쟁이 끝난 후 「마쓰나미」는 부모 없는 외손자 화림을 데리고 황의 묘소를 찾는다. 대략 이런 줄거리이지만 만리장성의 하늘위에 대국을 재개시키는 마지막 장면이 아픈 과거를 가진 관객들의 마음을 뭉클하게 만든다.
제작·출연진 모두가 일·중공 양측의 영화인들로 구성됐고 중공로케에서는 중공군의 전면협력을 얻어 연인원 10만명 이상의 엑스트러가 동원되기도 했다.
이 영화는 최근 역사교과서 왜곡과 군국주의 부활문제가 말썽을 빚고 있는 가운데 일본의 중국 침략을 기정사실로 인정, 가해자와 피해자의 시각을 냉철하게 묘사함으로써 성공을 거둘 수 있었다는 평가를 받고있다. 【동경=신성순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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