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 칼럼] 농업 미래, 고부가가치 농산물에 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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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0면

양석준
상명대 경영학과 교수

농업 생산물의 고부가가치화를 이룬 사례가 많지는 않지만 찾아보기 어렵지도 않다. 누에 산업도 재미있는 사례다. 1976년 만해도 50만에 가까운 누에 농가들이 있었으나 2011년에는 1090농가까지 줄어들었다. 그러나 누에가 기능성 식품으로 각광을 받으면서 누에 농가는 다시 늘어나기 시작했다. 이렇게 새로운 용도를 찾아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 것을 농업의 6차 산업화라고 한다.

 최근 한·중 FTA와 한·뉴질랜드 FTA로 인해서 농업인들이 많은 우려를 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또한 농업이 과거에 하던일을 답습한다면 FTA에 대한 농민들의 우려는 큰 문제로 다가올 수 있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이에 대해서 우리 농업이 꼭 알았으면 하는 게 있다. 수입 농산물이 노리는 저가 단순 농산물 시장이 한국 농업의 미래 시장이 되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한 경제연구소에서 5년 뒤 한국의 1인당 GDP는 4만불 시대를 맞이하게 된다고 발표했다. 농업도 1인당 GDP 4만불 시대에 도전하기 위해서 첫째 고부가가치 상품을 만들고, 둘째 저가 농산물 시장에서 발을 빼고 고부가가치 상품에 집중하는 것이다. 이러기 위해서는 농업이 먹을거리만 생산하는 산업이라는 관점을 수정해야 한다. 지역과 농업이 할 수 있는 무한한 가능성을 찾고 개발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이제 우리 농업도 누에의 새로운 용도를 개발해 새로운 시장을 개척해 나간 것처럼 고부가가치의 시장을 열어나가야 한다. 새로운 시장을 열기에 지금의 고령화가 문제가 된다면 아이디어가 풍부하지만 취업이 어려운 청년 세대와 기존의 농민이 함께 6차 산업 창업을 할 수 있도록 기반을 마련해 주는 것이 중요하다. 한국 도시 소비자들은 농촌으로 산촌으로 달려오고 있다. 이러한 환경 변화 속에서 한국 농업의 6차 산업화를 통한 고부가가치 창출이 바로 1인당 GDP 4만불 시대를 우리 농업이 동참할 수 있는 길일 것이며, 각국과의 FTA에서 발생되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또 하나의 방법이 될 것이다.

양석준 상명대 경영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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