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적인 경기회복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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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하반기에 접어들면서 국내경기가 완만한 회복세를 지속하고 있다고 경기지표는 밝히고 있다.
경제기획원과 한국은행의 경기지표가 오래간만에 모두 회복세를 나타내고 있다는 것은 반가운 현상이다.
일반적으로 하한기라는 7, 8월의 경기가 완만하나마 상향세를 보였다는 것은 경기회복에 대한 자신감을 심어주었다는데 큰 뜻이 있다.
경기회복의 특징은 수출증가세의 둔화에도 불구하고 내수가 점차 늘고있다는 것으로 표현되고있다.
산업설비투자가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16·4% 늘고, 건축허가 면적도 주거용을 중심으로 크게 증가하여 경기회복을 뒷받침했다는 설명이다.
설비투자와 부동산경기의 회복은 내수의 중요부문이라는 점에서 전망을 밝게 해준다.
내수경기가 각 부문에 확산되면 앞으로의 경기회복속도는 좀더 빨라질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경기동향을 분석하면 반드시 밝은 재료만 있는 것은 아니라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통화량이 급속히 증가되어 초과공급된 유동성이 경기를 부추긴 흔적이 있다.
총통화증가율이 30%선을 넘고있어 일부지역에서 일어나고 있는 부동산투기현상 같은 것을 빚지 않았는지 주의해서 관찰해야 한다.
다음으로는 수입이 격감하고 있다는 사실을 들수 있다.
국제수지는 수출이 부진한데도 수입마저 줄어들어 7월말의 경상수지적자가 8억3천3백만달러에 그치고있다.
작년 같은 기간의 32억3천3백만달러 적자와 견주어 보면 크게 개선된 것이다.
하지만 수입의 저조는 시중유동성을 무리없이 환수하는데 지장을 주고 있을 뿐만 아니라 수출증가전망도 뚜렷하지 않다는 것을 반영하는 현상이다.
우리의 수출구조가 수입유발적이기 때문에 무역부문의 축소경향은 우려할만한 것이다.
만약 수출이 계획대로 진행되지 않는다면 내수의 확산에도 제약이 있을 우려가 있다.
따라서 해외경기동향이 국내경기회복에 절대적인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만큼, 그에 대한 면밀한 대책이 있어야 한다.
현재 세계경제는 명암이 교차되고있으나 미국의 중간선거, 구주의 경기회복책이 주효하면 지난 3년간의 불황터널에서 점차 빠져나올 것으로 기대된다.
IMF나 기타 국제기구의 예측도 내년은 선진국의 실질성장률이 다소 상승할 것으로 나와있다.
해외경기가 살아나기 시작하면 그동안 갖고있던 재고가 줄어들고 그러면 상품수입을 늘릴 것이 확실하므로 우리의 수출도 활발해질 것이다. 다분히 희망적인 해석이긴 하지만, 수출과 내수가 함께 가세한다면 국내경기는 바라는 것 이상으로 회복할 수도 있다.
만약 경기예측이 맞아떨어진다 해도 우리경제에 주어진 과제가 없는 것은 아니다.
지금 공급된 통화량이 적정규모인가, 아니면 과잉상태인가를 점검하고 경제안정을 흔들지 않도록 절도있는 통화정책을 펴나가야 될 것이다.
또 하나는 경기침체기에 경험했던 바를 살려, 수출상품의 고부가가치화 등 수출부진의 타개책에 전력을 기울여야한다.
우리가 수출경쟁력을 길러가지 않는다면 해외시장여건이 개선된다해도 참여할 기회는 넓어지지 않는다.
대내적으로는 안정을 유지하고 대외적으로는 환경변화를 적극 활용하는 자세를 가다듬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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