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승공예전 대통령상 서한규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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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생각하지도 못했던 큰상을 받게돼 뭐라 말할 수 없이 기쁩니다.』
한국문화재보호협회가 주최한 제7회 전승공예전에서 영예의 대통령상을 수상한 서한규씨 (52·전남 단양군 금성면 금월리315)는 아직도 놀라움이 가시지 않은 듯 떨리는 어조다.
수상작 『피죽석과 피죽상』은 대나무 겉껍질을 이용해만든 여름용 돗자리와 규수들이 사용하는 3합·5합상자.
자연색을 살려 대올로 방울무늬·십자무늬를 고루 배합해 만든 이 작품은 옛 죽석에 비해 올이 가늘고 섬세하며 특히 자리의 선과 상자의 동과 귀를 모두 삼베로 처리한 것이 크게 평가를 받았다.
『대올을 종잇장처럼 얇게 뜨는 것이 비법이지요. 대를 썰어 훑고, 찢어서 양잿물에 삶는 등 여러 단계를 거칩니다. 제가 사는 단견부락에서도 아무도 흉내를 못 내지요.』
둘째딸 신정양(23)이 이 기법을 전수한 유일한 인물로 이번 작품도 함께 만들었다.
이번 대회 출품을 위해 1년전에 작품을 구상했다는 그는 『워낙 손질이 많이 가는 작업이라 돗자리(1백26×1백97㎝) 하나만도 둘이서 한달이 꼬박 걸렸다』고 들려준다.
『일반 돗자리에 비해 내구성이 좋고 습기에 강해 10년은 끄떡없다』고 강조하는 그의 모습에서 36년간 돗자리에 인생을 바쳐온 한 장인의 의지가 아름다움으로 승화되는 것 같은 느낌이었다.
이번 수상작은 인간문화재 48명의 작품과 함께 10월4일부터 31일까지 민속박물관에서 일반에 공개된다. <홍은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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