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이글 미국 국방장관, 전격 사임…오바마 대통령 대한 '쪽지' 보낸 게 원인?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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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버락 오바마 행정부 각료 가운데 유일한 공화당 출신이었던 척 헤이글(68) 국방장관이 사임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24일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조 바이든 부통령과 헤이글 장관이 배석한 가운데 이 사실을 공식 발표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헤이글 장관이 사직서를 제출했으며 쉽지 않은 결정이었지만 이를 수락했다”고 밝혔다.

헤이글 장관의 사임은 오바마 대통령과 집권 민주당이 11·4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에 대패하고 나서 처음으로 단행한 내각 교체다. 그러나 헤이글 장관의 사임설은 지난 4일 중간선거가 치러지기 전부터 불거져 왔다.

오바마 대통령과 헤이글 장관의 관계는 지난 9월 IS격퇴 작전에서 한 차례 난항을 겪었다. 오바마 대통령은 지상군 파병을 원치 않았으나 헤이글 장관은 지상군 파병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헤이글 장관은 그동안 "미국이 국제적 갈등을 회피하려고 고립주의로 간다면 큰 실수다"며 오바마 정부의 소극적 중동전략을 비판한 바 있다. 또 헤이글 장관은 “지금처럼 한다면 IS 격퇴전은 실패로 끝난다”며 오바마 안보팀의 핵심인 수전 라이스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에게 서한을 보내 마찰을 빚기도 했다.

이후에도 오바마 대통령과 헤이글 장관은 에볼라 대책, 대 시리아 전략에 대해서 여러 갈등을 빚어왔다. 헤이글 장관은 최근 수전 라이스 백악관 안보 보좌관에게 바샤르 알 아사드 정권에 대한 단호한 대처를 욕구하는 한편 오바마의 전략에 대한 의구심을 나타낸 메모를 보내면서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이에 외신은 “헤이글은 사실상 경질당한 것이다. 임기를 2년 앞둔 오바마 대통령이 안보 정책 기조를 정하면서 변화를 원했고 헤이글에 사임을 권고한 것이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미국 고위 관리는 “이번 사임 결정 배경에 외교·안보 정책 변경이 있는게 아니며 헤이글 장관도 오바마 대통령에 대한 항명 차원에서 사직하거나 오바마 대통령에 의해 해고된 게 아니다”고 설명했다.

헤이글 장관은 오바마 대통령이 후임 장관을 지명해 상원 인준을 받을 때까지 자리를 지킬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헤이글 장관의 후임자로는 미셸 플러노이 전 국방부 차관, 잭 리드 상원의원, 애슈턴 카터 전 국방부 부장관 등이 거론되고 있다.

온라인 중앙일보
‘헤이글 미국 국방장관 전격 사임’[사진 SBS 뉴스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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