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둘째딸 페테르부르크대 일본학과 입학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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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 푸틴 대통령

▶ 고교 시절의 마리야(왼쪽)와 카테리나

"동양을 배우고 싶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둘째딸 카테리나(19)가 명문 페테르부르크대 동양학부 일본학과에 입학했다. 5일 현지 언론들에 따르면 카테리나는 지난달 치러진 입학시험에 일반 수험생들과 똑같이 응시해 3.2대 1의 경쟁률을 뚫고 합격했다. 러시아 제2의 도시 상트 페테르부르크는 푸틴 대통령의 고향이다. 푸틴 대통령은 페테르부르크대 법학부를 졸업했다. 카테리나가 아버지와 동문이 된 것이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카테리나의 대학 지원은 비밀리에 진행됐다. 학교 측에 미리 전화하거나 청탁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입시위원들도 카테리나가 입시원서의 아버지 직업란에 '러시아 대통령'이라고 쓴 것을 보고서야 그가 대통령 딸임을 알았다고 한다. 카테리나는 당초 평소 관심이 많았던 중국학과에 지원하려 했으나 경쟁률이 5대 1로 높아 일본학과를 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의 역사에 매료됐던 카테리나는 오래 전부터 중국어를 배우는 등 열성을 보여왔다.

페테르부르크대 측은 "카테리나가 일반 학생들과 같이 수업을 듣지는 않고 개인수업을 받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경호상의 문제 때문이다. 카테리나는 평소 모스크바에서 공부하다 1년에 두 번 대학에 나와 시험만 볼 예정이다. 현지 언론들은 카테리나가 실습을 위해 11월 일본을 방문할 푸틴 대통령과 동행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한편 푸틴 대통령의 큰딸 마리야(20)도 페테르부르크대 생물-토양학부에 입학했다는 소문이 돌고 있다. 마리야는 지난해 모스크바국립대에 입학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동생과 같은 대학에서 공부하기를 원해 다시 시험을 봤다는 것이다. 카테리나의 입학 사실을 확인한 대학 측은 그러나 마리야의 입학 여부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푸틴이 옛 소련의 국가보안위원회(KGB) 요원으로 독일에서 근무할 때 함께 지내 독일어를 완벽하게 구사하는 마리야와 카테리나는 한때 독일어를 전문으로 가르치는 사립학교에 다녔다. 그러다 2000년 푸틴이 대통령이 된 뒤론 집에서 개인수업을 받아왔다. 이들은 또 90년대 모스크바 한국대사관에서 근무했던 한국인 국방무관의 아들과 친밀한 관계를 유지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학생 춤 경연대회에서 우승한 국방무관의 아들에게 호감을 가진 푸틴의 두 딸이 먼저 친구로 사귀자고 제의했다는 후문이다.

모스크바=유철종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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