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IS]'K팝스타4' 노래 대결보다 더 치열한 '심사 대결'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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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팝스타4'는 단지 참가자들의 노래 대결이 전부가 아니었다.

이전 시즌보다 더 날카롭고 냉정한 심사평을 장착한 양현석·박진영·유희열 세 심사위원들의 팽팽한 심사대결도 'K팝스타4'를 즐기는 또 다른 재미가 됐다.

23일 첫 방송된 SBS '일요일이 좋다-K팝스타 시즌4'(이하 K팝스타4)에서는 첫 번째 예선무대가 시작돼 쟁쟁한 참가자들이 치열한 경합을 벌였다. 이 가운데서 몇몇 참가자의 실력을 놓고 세 심사위원이 엇갈린 심사평을 내놔 눈길을 끌었다.

엇갈린 심사평은 첫 도전자는 홍찬미부터 시작됐다. 떨리는 표정으로 무대에 올라 읊조리듯 노래를 부르는 홍찬미에게 박진영은 "너무 구름 위를 걷는 느낌이다. 힘이 느껴지지 않는다"고 혹평했다. 그 다음 마이크를 잡은 양현석 역시 "한 시간짜리 영화에도 기승전결이 있다. 하지만 홍찬미 양은 벌스만 반복하고 있다"며 "처음에는 좋은데 20초 듣다보면 '다음 것이 언제나오지'라는 생각이 든다. 나쁘게 말해서 지루하다"고 혹평했다.

유희열이 마이크를 잡자 반전이 이어졌다. 유희열은 "양현석 심사위원이 합격을 주면 난 불합격을 주려고 했다. 앞서 두 심사위원이 말한 게 현실이다. 하지만 굳이 따르라고 하고 싶지 않다. 홍찬미 양의 음악적 성향을 이해할 수 있다"고 입을 뗐다. 이어 "무조건 발성이 열린 가수만 있어야 하는 법은 없다. 수줍고 구름 위를 걷는 듯한 느낌을 주는 가수도 필요하다"며 앞서 박진영의 심사평을 이용해 교묘하게 다르게 평가를 내렸다.

이를 듣던 양현석이 "그런 목소리로 콘서트에서 스무곡을 부른다고 생각해 보라"고 일침을 가하자 유희열은 "우리 회사(안테나 뮤직)에 그런 식으로 스무곡을 부르는 친구가 있다. 루시드 폴이다"라며 "그런 속삭이는 목소리를 듣고 싶어서 콘서트에 앉아 계시는 분들도 꽤 있다"고 반박했다. 이어 홍찬미가 한 번도 음악을 배워본 적이 없다고 말하자 유희열은 "나는 여기서 와일드 카드를 쓰겠다"고 말했다. 첫 참가자부터 와일드 카드 사용으로 인한 참가자가 나와 눈길을 끌었다.

심사위원의 엇갈린 심사평은 미국노래대회를 제패한 15세 소녀 권혜인에게도 이어졌다. 박진영은 폭발적인 가창력으로 노래를 부른 권혜인에게 "40대 여자 같다. 우리는 권혜인이 부르는 노래를 듣고 싶다. 자신의 목소리로 노래를 해야 한다. 기술이나 테크닉에 의지하지 마라"라며 혹평했다. 유희열 역시 "한 가지 확실한 건 노래를 잘한다. 가창력도 시원시원하다. 하지만 어릴 때부터 보고 듣고 했던 게 많은 것 같다. 팝가수 느낌이 아니고 뮤지컬 배우같다"라며 "독특하게도 'K팝스타'에서는 그런 부분이 안 좋게 작용한 것 같다"며 불합격을 줬다.

그 다음 마이크를 잡은 양현석은 달랐다. 그는 "어른들 하는 것을 따라 하고 싶어한다. 하지만 목소리 자체는 좋다. 찬스를 한 번 드릴게요"라며 와일드카드를 쓰며 권혜인을 합격시켜 눈길을 끌었다.

이승미 기자 lsmshh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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