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청 보안수사대, 황선 전 부대변인 17일 조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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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지방경찰청 보안수사대는 황선(41ㆍ여) 전 민주노동당 부대변인을 국가보안법상 북한에 대한 찬양ㆍ고무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고 24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황씨는 2011년부터 지난 10월까지 자신이 운영하는 인터넷방송인 ‘주권방송’에서 230여 차례에 걸쳐 북한 체제를 옹호하는 취지의 발언을 한 혐의를 받고 있다. 황씨가 2011년 12월 김정일 사망 당시 상복을 입고 방송을 진행하고, “북한의 젊은 지도자가 기대된다”고 말하는 등 우회적으로 북한 체제를 미화했다는 게 경찰의 설명이다. 경찰은 지난 17일 황씨를 불러 조사했지만 황씨는 묵비권을 행사했다.

황씨는 지난 19일 서울 종로구 조계사에서도 재미교포 신은미씨와 함께 북한을 찬양하는 듯한 내용의 토크 콘서트를 개최했다. 이 콘서트는 다음달 11일까지 전주와 대구·부산에도 열릴 예정이다. 당초 경찰은 17일 조사 직후 황씨를 불구속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다음달까지 황씨의 토크 콘서트가 예정된 만큼 북한 체제를 미화하는 취지의 또 다른 발언이 나오는지 주시한 뒤 송치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경찰에 따르면 황씨 등은 앞서 열린 조계사 콘서트에서도 “진짜 인권을 생각하는 사람이라면 북한 상황은 참 다행이라고 여길 것” “북한 사람들은 젊은 지도자(김정은)에 대한 기대감에 차 있고 희망이 넘치는 게 보였다” 등의 발언을 했다고 한다. 경찰 관계자는 “황씨의 콘서트 발언 내용을 주시하고 있지만 아직 정식으로 관련 수사에 착수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황씨는 1998년 한총련 대표로 평양에서 열린 통일대축전에 참석해 징역 2년형을 선고받은 바 있다. 조선노동당 창당 60주년이었던 2005년엔 통일연대 대변인 자격으로 방북해 평양에서 딸을 낳기도 했다.

조혜경 기자 wiseli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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