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오류 문항 복수정답 인정…김성훈 평가원장 자진 사퇴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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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치러진 201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 오류 논란이 제기됐던 영어 25번과 생명과학Ⅱ 8번이 복수 정답으로 인정됐다.

지난 1994년, 수능 도입 이후 오류 문항 2개가 복수정답으로 인정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24일 오전 11시 기자회견을 갖고 해당 문항들에 대한 오류 여부 심의 결과에 대해 이와 같이 발표했다. 교육부와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17일까지 평가원 홈페이지에 접수된 131개 문항 1105건에 대한 이의신청 심사 결과, 영어와 생명과학Ⅱ 2개 문항을 복수정답으로 인정했다. 나머지 129개 문항은 ‘이상 없음’으로 판정했다.

수험생들의 점수는 두 문항의 출제 오류에 의해 크게 동요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생명과학Ⅱ 8번의 경우 복수정답 인정으로 인한 파장이 클 것으로 보인다. 입시기관 이투스청솔에 따르면 수능 가채점 결과 평가원 정답인 ④번을 택한 학생은 12%(3998명), 복수 정답 논란이 있는 ②번을 택한 학생은 무려 66%(2만2000여명)에 달한다. 복수정답 인정을 받게 된 ②번을 고른 수험생들은 원점수 상승으로 표준점수와 등급이 오르게 된다. 입시업체들은 등급이 상승하는 수험생은 4000여명, 하락하는 수험생은 1500~3000여명으로 추산했다. 특히 생명과학Ⅱ는 주로 의대 진학을 희망하는 수험생들이 선택하는 과목이어서 이번 결정으로 상위권 이과생들의 경쟁이 치열해졌다.

교육부는 반복되는 수능 오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출제 시스템을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김도완 대입제도과장은 “12월 중 위부 인사를 위원장으로 하는 '수능 출제 및 운영 체제 개선 위원회'를 구성해 현행 시스템의 문제점을 진단하고 내년 3월까지 최종 개선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새로운 출제 시스템은 내년 6월 모의평가부터 적용될 예정이다.

한편 이날 김성훈 한국교육과정평가원장은 수능 출제오류를 책임지고 자진 사퇴했다. 김 평가원장은 “올해는 작년과 같은 문항 오류를 막기 위해 출제 및 검토 과정을 보완하고자 최선을 다했으나 또다시 흠결을 가진 문항을 출제하게 됐고, 수험생과 학부모, 교사들에게 혼란과 불편을 드렸다”고 밝혔다. 수능 출제 오류로 평가원장이 사퇴한 것은 2004학년도, 2008학년도 이후 이번이 세 번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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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 오류 문항 복수정답 인정’‘김성훈 평가원장 사퇴’[사진 중앙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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